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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뢰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5 조회수542 추천수6 반대(0) 신고

 

 

신뢰

주님,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말로는

몇 년 전부터 기도중에

그렇게 뇌까려왔습니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의 뜻이 무엇인지

실은 전혀 모르면서도

신심이 돈독한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에서

그렇게 반추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저는

당신께 달려 있는 존재임을

제 생명이 당신 수중에 있음을

이제사 저는 알았습니다.

얼마나 큰 충격인지 모릅니다.

뇌 속에 있는 가느다란 혈관이

한가닥만이라도 끊어지면

저는

'안녕'을 고하겠지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약한 제 두뇌를 말입니다.

이토록 저는

당신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까?

생각하는 것까지도 그렇습니까?

혼자서 무언가 생각하려 들면

그 심연에까지 당신이 계시다니...

정말 마음내키지 않습니다.

자신을 창조물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ㅡ실토한다면

자기 힘으로 태어난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선물이라면

왜 보내주신 걸까요?

제 손에서 앗아가시기 위한 것 같은데...

주님,

저는 아직 미완성품입니까?

아직 태아로서

시간이라는 모태에 감싸여

당신 자녀로

제일 먼저 태어나신 성자 곁에서

태어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까?

만일 당신을 거절할 수 있다면,

제 자신이 창조된 존재임을 부정할 수 있다면,

안전하고

확실하며

후련한 기분일텐데.

그렇게 되면 저는 마냥 자유로워져

자기 생명의 근원을

당신께로 나아가

부탁하지 않아도 될텐데 말입니다.

우주가

독자적이고 특이한

'나'라고 하는 실재를

자아낸 것이라면

그 누구의 책임도 없이

그 누구에 대한 빚도 없이

해방되어

마음 닿는 곳까지

자유를

만끽하겠지만

이와 더불어

고독도 맛보겠지요.

왜냐하면 내 모든 힘은

사랑과 감사의 격류가 되어

원천인 당신께로

달려가야 하는 것.

그 힘을 자신에게 향해놓다니...

그건 당치도 않은 짓 아닙니까?

사랑과 희생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무지와 거절의 힘으로

이행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거짓없는 기도 W.브레오/표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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