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슴으로 우리를 보아주는 사람!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5 조회수762 추천수13 반대(0) 신고



『마음을 치유하는 70가지 지혜(Kitchen Table Wisdom)』中
레이첼 나오미 리멘(Rachel Naomi Remen), 한경북스, 채선영 譯


상대방이 가슴으로 우리를 볼 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인다. 우리는 우리의 유일성을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 존중받으며, 또한 우리 자신을 알고 존중하게 된다.


맨 처음 이런 방식으로 타인이 나를 보았던 경우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마 세살 때였을 것이다. 나는 나의 대부님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분은 다른 도시에 살았다. 그분이 임종을 앞두고 있을 때 어머니가 나를 그분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 때 그분도 처음으로 나를 볼 수 있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대부님의 집에 갈 것이며, 그분은 곧 돌아가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너무 어려서 시간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이미 죽은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것으로 이해했다. 나는 며칠 동안 이 만남을 기다렸다.


그분과 만났던 때의 여러 가지 일을 나는 아주 확실하게 떠올릴 수 있는데, 특히 대부님의 침대가 더욱 기억에 남아 있다. 매우 높아서 내 눈높이보다 위에 있었는데 조각이 새겨져 있는 짙은색 나무 침대였다. 어머니가 나를 올려주었다. 눈을 감고 베개 사이에 누워 있는 사람은 아주 늙은 남자였다. 그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으며, 너무 여위어서 그의 몸을 덮고 있는 이불이 거의 평평했다.


어머니는 나를 그 사람 옆-그 사람과 벽 사이-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뭐라고 조용하게 말씀했지만 나는 듣지 않고 있었다. 나는 호기심어린 눈으로 그를 보았다. 그 때 그의 딸이 부엌에서 어머니를 불렀고, 어머니는 잠시 밖으로 나가셨다. 그 몇 분 동안 대부님은 눈을 뜨고 나를 보았다.


시리도록 푸르고 따뜻했던 그분의 눈을 나는 기억한다. 거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그분이 내 이름을 불렀다. 무언가 말하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무척 어린 나이였지만 속삭임은 비밀을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그분의 말을 들으려고 몸을 기울였다. 그분은 나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너를 기다렸다.


나의 가족은 감정이나 애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지 않은, 지성적이고 형식을 중시하는 예의바른 사람들이었다. 대부님의 눈과 미소에는 깊은 사랑과 존중이 가득 담겨 있었다. 처음으로 나는 환영받는다는 느낌, 누군가에게 내가 중요하다는 느낌을 가졌다.


그의 두 손은 이불 위에 놓여 있었는데, 그분은 여전히 미소를 띤 채 한 손을 내 쪽으로 약간 뻗었다. 그러고서 눈을 감았다. 깊은 숨을 쉬고는 잠시 후 다시 고요해졌다. 어머니가 돌아올 때까지 나는 방금 보았던 그분의 미소를 생각하며 계속 거기에 앉아 있었다. 어머니가 나의 대부님을 자세히 보더니, 침대에서 급히 나를 내려준 뒤 나를 데리고 밖으로 달려나갔다. 대부님은 숨을 거둔 것이었다.


부모님은 대부님이 숨을 거두었을 때 나 혼자 그 곁에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몹시 상심했다. 그 당시는 1940년대였고, 부모님은 아동 심리학자에게 그 일로 인한 「트라우마(TRAUMA): 정신분석 용어로, 영구적 결과를 남기는 후유증, 즉 외상이나 쇼크를 뜻함」에 관해 도움을 얻기 위해 상담했다.


그러나 나 자신이 경험한 일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실제로 그 때 어떤 일이 있었고, 나에게 그것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내가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 있기까지는 여러 해가 지나야했다…!

밝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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