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대(우리신학연구소)
◆내 삶에서 가장 큰 스승은 부모님과 호인수 신부님이다. 세 분 모두 말이 아니라 당신 삶으로 나를 가르치셨다. 호 신부님은 글이나 말이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한다고, 특히 어려운 글이나 말은 더욱 그렇다고 말씀하신다. 또 어렵게 말하는 건 자기도 몰라서 그런 거라고 하신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되도록 쉽게 쓰고 말하려고 애쓴다. 그러려고 공부한다.
우리신학연구소의 사명선언문은 이렇다. ‘우리는 이 시대 한국인의 하느님 체험을 쉬운 말로 풀어내고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신바람 나는 공동체를 살아간다.’ 우리신학을 한다는 건 이 시대 한국인의 하느님 체험을 ‘쉬운 말’로 풀어내는 것이고,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신바람 나는 공동체를 살아가기 위해서다. 알아듣기도 어려운 얘기를 살아낼 수는 없지 않은가?
한평생을 우리말글 살리기에 바치신 이오덕 선생은 우리말글을 더럽힌 게 지식인이라고 했다. 지식인의 말글이 삶에서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말이 어려워지는 건 삶에서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우러나오는 말은 쉽다. 우리말글을 살리려면 입말을 살려 써야 한다는 게 이오덕 선생의 주장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권위가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쉬웠기 때문일 것이다. 예수께서 쉽게 말할 수 있었던 건 당신이 그렇게 사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서 남더러 살라고 하면 거짓이다. 그 거짓을 숨기기 위해 말이 어려워진다. 날이 갈수록 교회 말(교리)과 신학이 어려워지는 것도 교회 스스로 그리 살지 않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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