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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13) 그 때 부르던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15 조회수469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3년12월22일 대림 제 4주간 월요일  ㅡ사무엘 상1,24-28;루가1,46-56ㅡ

 

 

(13) 그 때 부르던 노래를 다시 듣고 싶다.

                                 이순의

                                    


ㅡ성모 찬송ㅡ

"주여 제 입시울을 열어 주소서."

입에 십자가를 그으며 대 침묵의 입술을 주님께서 열어 주시라고 청하는 찬미로 수녀원의 인기척은 시작 되었다.

 

동트기 직전의 짙은 어둠은 수녀원 대성당 안의 전등 불빛조차 흐리게 하고 있다. 서른세 분의 예비수녀님들이 드문드문 줄을 맞춰 정갈하게 앉아 있고, 그분들의 뒤에는 여남은 분의 수녀님들이 각각의 정해진 자리에 엄숙하게 앉아 있다. 언제나 맨 뒷자리에는 수녀님들 모두의 어머니이신 마드레께서 노구를 위엄 있게 세우고 앉아 계신다.

 

주님께 자신을 성찰하고 봉헌하며 기도와 찬미를 드리는 아침묵상 시간이다.

신앙의 모범을 따라 살고자 하는 검은 수도복의 여인들은 매일 아침 마니피캇을 노래한다. 성모님의 신앙을 그대로 본받고 주님께 그 찬미의 노래를 봉헌함으로서 하루의 모든 시작과 끝을 의탁하는 것이다.

 

온전한 시작이 주님과 함께 열리고 영혼의 다짐과 새로운 준비가 완성 될 즈음 신부님은 오셔서 미사 준비를 하신다. 어둠을 뚫고 여인들에게 살과 피를 나누러 오시는 분은 틀림없는 주님의 대리자이시다. 그리고 꼭두새벽에 하나로 모아진 예물이 봉헌 되고 성대한 성찬이 모두의 가슴에게로 고요하게 분배되었다

 

나는 성모찬송을 만날 때면 그 때의 그 찬미가를 부른다. 역시 오늘 아침에도 그 때의 그 찬미가를 불러 본다. 그러나 그 때의 그 찬미가는 더 이상 내게 존재 하지 않는다.

 

소리도 그 때의 찬송이 아니며 기교도 그 때의 음률이 아니다. 더구나 이아침에 들려오는 메아리는 변함이 없는데 지금 불러 본 내 둔탁한 소리는 고결한 메아리마저 흩어 놓는다. 그래도 나는 그 때의 메아리와 함께 신앙의 모범을 따라 살고 싶다고 웅얼거리고 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양하며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은 설렙니다.

주께서 여종의 비천한 신세를 돌보셨습니다.

이제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해 주신 덕분입니다.

주님은 거룩하신 분,

주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는

대대로 자비를 베푸십니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도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주님은 약속하신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의 종 이스라엘을 도우셨습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그 자비를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토록 베푸실 것입니다.

ㅡ아멘ㅡ>

 

멀리서 오신 아침햇살도 빠끔히 열린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찬미가에 취하셔서 갈 길을 멈추고 하루를 쉬었다가 가신 수녀원 대성당의 합창소리를 다시 한 번만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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