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한해를 설계하기 위해
수도원의 형제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이번 모임에서 가장 화두로 떠오른 것 중의 하나는
'영적 동반'의 필요성과 그 방법이었습니다.
남들은 수도자가 무슨 영적동반자가 필요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영적여정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누구할 것없이 영적동반자가 필요합니다.
홀로 걸어가기에는 너무도 어렵고 힘든 여정들이 군데군데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는 이러한 영적동반자의 필요성과 그 복됨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 또 다윗과 그 친구 요나단의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 안에서 겪게될 알지 못할 아픔들을 미리 보여주시는 듯하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로
요나단과 다윗의 우정을 제시해 주시는 듯합니다.
사실 우리가 아무리 사심없이 하느님과 이웃을 열심히 사랑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알지못할 박해와 오해, 몰이해와 비난, 시기와 질투라는
견디기 어려운 아픔들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는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주 정상적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이기에 꼭 거칠 수 밖에 없는 과정이니까요...
이 과정은 때로 우리에게 죽음을 가져다 줄 정도로
참고 견디기 어려운 것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성왕 다윗마저도 하느님께로부터 선택을 받고 기름받은 몸이지만
인간적인 시기와 질투, 그로 인한 박해와 아픔을 겪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우리에게도 이런 상황이 항상 다가 올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다윗을 떠올려 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위기 극복의 방법으로
다윗에게 요나단이라는 친구를 선물로 주십니다.
다윗의 가장 큰 행운과 축복 중의 하나는
바로 요나단 같은 좋은 친구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일 요나단이 없었더라면 다윗은 죽음을 당하고
역사에 길이 성왕으로 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현실의 아픔을 견디어 낼 수 있도록
이런 친구를 선물로 주십니다.
우리에게는 그래서
영적지도자나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위대한 성인들 옆에는
항상 훌륭한 영적인 벗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잘 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영적인 벗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겸허히 이 영적인 동반자를 주십사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이러 영적인 친구로서 하느님의 가장 좋은 선물이 되어야 함을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그런 좋은 친구들을 나에게 도반으로 주신 하느님과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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