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펌 - (16) 오늘만큼은 하얗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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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8-01-24 | 조회수456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2003년12월24일 대림 제4주간 수요일 ㅡ사무엘7,1-5.8-12.14-16;루가1,67-79ㅡ
(16) 오늘만큼은 하얗게 이순의
ㅡ기다림ㅡ 오늘만큼은 하얗게 준비하고 싶습니다.
오늘 낮은 자로 오실 당신을 기다리며 가난한 이웃을 보라하고 버려진 사람을 보라하고 고통 받는 병자를 보라하고 보라는 게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오늘 위로자로 오실 당신을 기다리며 슬퍼하는 이웃을 위로하고 외로운 사람을 위로하고 삶에 지친 자를 위로하고 위로하라는 게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오늘 구원자로 오실 당신을 기다리며 헐벗은 이웃을 생각하고 배고픈 사람을 생각하고 방황하는 노숙자를 생각하고 생각하라는 게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보려 하니 가득이고 위로를 하려드니 고리마다 걸려 있고 생각에 신중을 거듭하였더니 꽉 차고 넘쳐서 목동들처럼 별을 볼 수가 없을 것 같고 박사들처럼 별을 따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상속되어 온 내 이웃들의 가난을 봐야하고 질겨서 끊어지지도 않는 형제들을 위로해야 하고 내려놓을 수도 내려놓아서도 안 되는 내 안타까운 짝꿍의 짐을 생각해야 하고 때문에 느끼는 것은 한심스런 내 자신뿐입니다.
주님께서 오신다는데 주님을 만나려면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데 본 것도 위로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그 하나의 어떤 무엇도 이루어 내지 못한 나는, 나는 아직 캄캄한 어둠입니다.
하지만 나도 오늘은 보려 애썼고 위로를 주려다 버거웠으며 생각을 하고자 노력 했었던 내 생활의 벅찬 무게들을 내려놓고 싶습니다.
오늘 만큼은 새로운 눈을 갖고 시원한 위로를 받아 희망찬 생각을 꾸며서 내가 지닌 사랑의 미완성들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사들이 가져 올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닐지라도 아직 다 하지 못한 숙제를 들고 서서 당신께서 오셔서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을 정성되게 봉헌하고 싶습니다.
오늘만큼은 하얗게 지내고 싶습니다. 나도 별을 보며 따라가서 아기와 만나는 설렘을 기뻐하고 내 나약함의 구원은 오로지 당신뿐이시라고 말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만큼은 하얗게 기다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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