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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일 야곱의 우물- 루카 2, 22-40 묵상/ 아기 예수님을 만난 한나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02 조회수513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기 예수님을 만난 한나

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예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주님의 율법에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주셨다. 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중략)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22-­40)
 
김은주 수녀(천주섭리회)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혼자 지내며 성전을 떠나지 않고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을 섬긴 한나 예언자의 모습을 그려본다. 결혼하기 전 한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남편이 떠난 후에 하느님을 지극 정성으로 섬겼다는 표현에 비추어 볼 때 결혼 전에도 그와 같은 일상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다 유다인의 풍속대로 나이가 차서 부모가 맺어주는 남자와 혼인하여 남편과 함께 하느님을 섬겼을 것이다.

 
유다인의 결혼 풍습은 지금도 매우 엄격하다고 한다. 결혼 전에 임신한 것 같으면 아버지는 딸을 산부인과 두 곳에 데리고 가서 의사 검진을 받게 한 후 임신한 사실이 드러나면 딸을 깊은 우물 속에 빠뜨린다고 한다.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이 마당에….
 
한나는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하느님을 섬기다 아기 예수님의 봉헌예절에 참석하게 된다. 한나와 아기 예수님의 상봉! 한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인간적인 엄격함이나 사회 규범 등 그 무엇에도 얽어매지 않는 자유로움 자체이신 분, 그동안 한나가 인간적인 모든 대가를 치르면서 옹골차게 기다려온 하느님! 그분께서 한나를 만나주셨을 때, 그것은 평화! 환희! 어떤 언어로도 표현될 수 없는 벅찬 감격이었을 것이다.

 
한나가 그 체험을 어떻게 혼자 간직할 수 있었겠는가? 전하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어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달려가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한나를 보면서 오늘 나의 봉헌의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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