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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월 28일 야곱의 우물- 루카 11, 14-23 묵상/ 어리석은 마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2-28 조회수532 추천수6 반대(0) 신고
어리석은 마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군중이 놀라워하였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
(루카 11,14-­23)
 
 
 
 
◆유난히 싸움을 잘하는 부부가 있다. 이 부부가 싸우는 내용은 참 단순하다. 부인은 “당신은 남자니까 내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조근조근 알아듣게 얘기해. 그러면 내가 고칠 것은 고치고 바로잡을 것이 있으면 잡을 텐데, 남자가 조잔하게 말을 안 하고 입을 봉하고 있어?”라고 불만이고, 남편은 “여자가 깔끔하지 못하고 집안 꼬락서니하고는`…. 부엌에 가도 더럽고, 욕실에 가도 더럽고, 마루에 가면 거기도 더럽고. 그런 주제에 남편 알기는 뭐 같이 알고 무시해?”라고 불만이다.

마치 녹음테이프를 틀어놓은 것처럼 부부가 똑같은 말을 반복하고, 싸움은 서너 달씩 냉전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부모와 똑같이 말을 안 하고 각자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거나 집에 들어오기를 꺼린다. 주변에서 객관적인 조언을 해줘도 피차 자신은 잘못이 없다면서 상대방 탓만 하면서 조언을 좋은 양분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도는 조금씩 달라도 이 부부의 모습은 결국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살피려 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허물은 잘 꼬집어 낸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상대방의 허물이 바로 나의 허물임을 알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셨다. 용서를 하려면 우선 자신의 모습부터 알고 잘못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 순간순간 내 안에서 떠오르는 생각·감정·기대를 살피고 그것이 자신과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자신의 태도·생각·기대·감정을 모르는데 어떻게 남을 용서하겠는가?

자기의 기대나 바람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의 기대나 바람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은 이기심과 탐욕에 가득 찬 것과 같다. 이기심과 욕심은 감사하는 마음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고 남이 베풀어 준 덕에 대한 깨달음이 없다. 주변 사람이 베풀어 준 덕에 대해서도 깨달음이 없는데 어찌 하느님이 베풀어 주신 덕에 대한 느낌이 있겠는가? 그러니 일상의 모든 덕이 하느님한테서 온 것인데도 그 덕을 고마워할 줄 모르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겠는가.
윤미경(평화심리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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