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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께 띄우는 엽서 기도 - 조명연 마태오 신부님
작성자김소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3-04 조회수530 추천수5 반대(0) 신고
  

저는 갑곶성지에 있을 때 자주 대형 할인 매장을 찾아갔습니다. 왜냐하면 식복사가 없다보니, 당연히 먹고 살기 위해서 쇼핑을 가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특히 신학생들과 함께 성지에서 생활할 때에는 한 끼의 식사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큰 관건이기도 했습니다. 밥 하는 것이 생각보다 즐거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형 할인 매장을 함께 쇼핑을 할 때에는 음식 파는 곳을 자주 들렀습니다. 그리고 음식 맛을 볼 수 있도록 준비된 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맛보았고 이렇게 한 끼 식사를 마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곳에서 맛을 보았을 때는 너무나 괜찮고, 요리되어 있는 모습도 너무나 맛있어 보여서 구입을 했는데, 실제로 집에서 요리를 하려고 하면 그렇게 맛있어 보이지도 않고 또 그렇게 맛이 나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용설명서대로 했는데 왜 그 맛이 나지 않을까?’ 이것이 신학생들과 저의 가장 큰 의문이었지요.

바로 이것이 맛보기와 실제와의 차이겠지요. 하긴 영화도 그렇습니다. 영화의 맛보기라고 할 수 있는 예고편을 보면 어떻습니까? 재미없는 영화는 단 한편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어떻지요? 재미없는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맛보기와 실제는 이렇게 차이가 있습니다. 맛보기는 장점만이 부각되기 때문에, 단점과 함께 어울려지는 실제와는 큰 차이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인 베드로, 요한, 안드레아를 데리고 산으로 기도하러 가십니다. 사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무척이나 피곤했을 것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얼마나 분주하게 돌아다녔겠습니까? 더군다나 그 지방은 날씨도 무척이나 더워서 쉽게 지쳤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산으로 기도하러 가셨고, 그곳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거룩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전교 여행으로 너무나도 힘들어 하고 있는 그들에게 이 장면이 얼마나 행복하게 느껴졌을까요? 특히 그 자리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예언자인 모세와 엘리야도 함께 있습니다. 율법을 대표하는 모세와 예언자를 대표하는 엘리야를 함께 모시면서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곳이 천국이라고 그들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말하지요.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맛보기’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맛보기’만을 추구하면 결국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요리와 영화 맛보기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진정한 맛을 체험할 수가 있다는 것을 당신 몸과 말씀을 통해서 보여주십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화려한 맛보기만을 바라보면서 그 순간에 안주하려고 하지요. 이런 모습을 보이는 제자들을 향해서 하늘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화려한 맛보기에만 머무르려고 하지 말고, 예수님을 철저히 따름으로 그 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체험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떤가요? 고통과 희생의 십자가 없이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차지하려는 욕심만을 내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하느님 나라의 영광은 십자가의 고통을 통해서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십자가 지는 것을 거부하지 않는 우리 신앙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맛보기 너무 좋아하지 맙시다.



 


주님께 띄우는 엽서 기도(최문식)


 
 

주님!
내 영혼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면서도 더럽고 추한 죄를 짓고
죄를 짓지 않겠노라고
몇 번을 다짐을 하면서도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허물많은 영혼입니다.

주님이 아니시면 내 영혼
죄많은 세상을 혼자의 힘으로 살아갈 수도
주님이 도와주시지 않으시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무능력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주님보다 죄를 더 가까이 하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영혼입니다.

주님만을 바라보며
주님만을 의뢰하고 의지하며
주님만을 온 맘 다해 사랑하며 살아가도
부족한 영혼인 것을
내 영혼 온 맘 다해 주님만을 사랑하며
살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용서하옵소서.

내 영혼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시는 주님!
내게서 떠나가지 마시옵소서.
내 영혼에 대한 부르심을 한탄하시며
사울처럼 버리지 마시옵소서.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지 않으시면
내 영혼 아무것도 아닌
참으로 별볼일 없는 존재랍니다.

주님 당신의 사랑의 눈으로 불쌍히 여기사
허물많고 어리석은 내 영혼 용서하여 주옵시고
날마다 무릎으로 주님을 의지하며 부르짖을 때에
내 영혼에 귀기울이시사 받아주시고
당신의 품안에 안기게 하소서.

주님이 내 영혼 위에 함께 하실 때
내 영혼 겸손한 모습으로 작아지고 낮아져서
내 영혼을 향하신 주님의 사랑을 고백하며
주님의 사랑을 찬양하는 영혼이게 하옵소서.

죄를 미워하고 죄에게서 떠나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주님의 기뻐하심을 입을 수 있는
영혼이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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