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하루하루 그 모습을 보시면서 “참 좋다.”고 감탄하셨다. 창조된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께 소중한 것이며, 하느님은 그들을 하나같이 사랑하신다. 그래서 사랑하는 피조물과 함께 사시기 위해 세상에 텐트를 치셨다(요한 1,14 참조).
세례자 요한은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음을 광야에서 외쳤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 한복판이 아닌 황폐한 사막 한가운데서. 황폐한 광야가 하느님 나라를 통해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로운 동산이 될 것을 선포한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모든 피조물이 하느님의 자녀가 나타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피조물도 멸망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 얻을 것입니다.”(로마 8,21) 그리고 피조물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하느님의 자녀가 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로마 8,23 참조).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마지막 유언으로 제자들에게 사명을 알려준다.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다. 산과 물과 동식물이 죽어가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재앙이 속출하고 있다. 10년 안에 온난화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는 대재앙이 올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하느님께서 세상의 모든 피조물을 오로지 인간만을 위해 창조하신 것처럼 마구잡이로 이용한 탓이다. 하느님이 사랑하는 피조물을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전략시킨 인간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황폐해진 산하에 꽃이 피고 맑은 물이 흐르고 동물들이 뛰놀게 해야 한다. 피조물과 함께 누리지 못하는 인간만의 하느님 나라는 불가능하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하는 피조물과 함께 살려고 하시기 때문이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살레시오의 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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