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클레오파스의 친구 이야기예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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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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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8-04-06 | 조회수510 | 추천수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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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먼저 말을 건네오기까지
아, 이제 저물어가는 황혼에 서서 내 인생의 여정을 다시 돌아봅니다. 나와 함께 인생 길을 걸어왔던 수많은 이웃들, 사건들, 시간들... 그 안에 그분이 늘 함께 계셨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가 그분을 알아보았을 때나, 못 알아보았을 때나. 내가 그분의 말씀에 뜨거운 감동을 느꼈을 때나, 무감각하게 지냈을 때나. 특히 내 인생의 전반부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언제나 기쁨과 환희보다는 절망과 실의와 분노만을 그분께 토로했었지요. 그럼에도 그분은 늘 따듯하고 인내롭게 들어주셨고, 늘 곁에서 지켜주셨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가끔 그분이 사라져버린 듯 느껴지는 그 부재의 체험들도, 그분의 침묵들도 모두 나의 눈멈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이제야 느낍니다. 내 눈이 근심에, 두려움에, 세상 걱정에 가리워져 있을 때나 열려있을 때나 그분은 변치않고 내 마음의 중심에 자리 잡으시고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생명의 빵을 떼어 먹여주시고 계셨음을. 이제 나는 남은 시간 무엇을 해야 할 지 압니다. 내가 떠나온 공동체, 실의와 좌절에 쌓여 뿔뿔이 흩어져 나온 이 세상이라는 공동체에 그분의 현존을, 그분의 사랑을, 그분의 부활을 전해야 한다는 것을. 그분이 사랑하시는 무수한 이웃들 안에서 사라지신 예수를 발견하고 서로의 사랑 체험들을 확인하며 희망과 기쁨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우리도 따라서 부활해야 한다는 것을. 주님, 나머지 인생 길도 끝까지 곁에 계셔주십시오. 주님, 이 눈 언제나 당신께 열려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 이 몸 언제나 당신의 말씀으로 뜨겁게 달구어주십시오. 주님, 언제나 제 안에 주인으로서 머무르십시오. ps. 전에 "들어보실래요? 제 사랑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굿뉴스에 올린 글입니다. 이 글은 평화 라디오 방송, '영혼의 숲을 거닐며' 의 목요일 코너,' 세실리아의 말씀 맛들이기' 에 소개한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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