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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 12일 토 / 예수의 제자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1 조회수502 추천수9 반대(0) 신고
오늘날 한 사람의 수도자가 나오기까지,
그리고 한 사람의 사제가 나오기까지,
최소6년에서 10년정도 걸린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 양성기간을 3년으로 잡으신 것 같다.
지원기 1년, 수련기 1년, 유기서약기 1년
그렇게 3년과정으로 당신 제자를 양성시키고자 하였다고 보자.

처음에는 지원자가 그렇게도 많았다.
5천명이 넘는 군중이 떼거리로 몰려올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 중에 대부분은 병을 고친다거나
무언가 기적을 바라는 것으로 만족하였고
그중 일부만이 <그래 이분의 제자가 되자> 하고
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원기 1년을 보낸 후
아마도 72명의 제자단이 남게 된 것같다.
수련과정을 거치면서 또 여럿이 떠나게 되고
유기서약 때까지만 해도 꽤 많은 이들이 남아 있었다.

이제 종신서약을 앞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마지막 중요한 가르침을 전수하신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영원한 생명을 주는 빵이라고...
그 빵을 추구해야 한다고...
썪어 없어질 빵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제자들은 이 말을 못 알아듣는다.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
그 빵은 다름아닌 당신 자신이라고...
그러니 당신 자신을 뜯어 먹어야만 한다고...
제자들은 여전히 현세적인 관심이 많았기에
예수님의 이 영적인 말씀을 못알아듣고
하나 둘씩 떠나버린다.

이제 열두제자만이 남아 있다.
예수님은 남은 열두제자들에게도
<너희는 어떻게 하겠는냐?
너희도 떠나 가겠는냐?> 고 물으신다.
그분은 남아 달라고 애걸복걸하지 않으신다.
강요하지도 않으신다.
오직 결단하기를 촉구하신다.
왜냐하면 신앙은 본인 스스로
자유로운 결단을 내릴 때에만 생생하고
새로운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 5년마다 통계청에서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때문에
시끌벌적 했던 때가 있었다.
가톨릭 신자수가 500만을 넘었고
최근 10년간 그 증가세가 불교와 개신교에 비교해서
엄청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이상했던 것은
우리 교회에서 냉담자까지 포함해서 교적상의 통계보다도
더 많은 수가 가톨릭 신자라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어떤가?
주일미사 참석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교구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평균 25% 정도 된다고 한다.
400만 신자라고 한다면
주일 미사 참석하는 신자가 100만 정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 100만 중에서
참으로 예수님의 제자는 얼마나 될까?

앞으로 통계청의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당신의 종교는 무엇입니까?>가 아니라,
<당신의 예수의 제자입니까? 당신은 누구의 제자입니까?> 라고...

오늘 세례서약과 수도서약을 통해
그분의 제자로 불림받은 우리 모두는
다시한번 예수님의 이러한 결단 촉구의 질문을 받게 된다.
<자,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진정 나의 제자가 되겠느냐?>

베드로처럼 그분만이 유일한 나의 스승이요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신 분임을 확신하고
그분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생활과 서약은 또다른 사치가 되고만다.

오늘
더욱 겸허하게
"나를 당신 제자로 받아주소서!" 하고
청하는 영혼을
주님께서는 기다리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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