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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처(定處)있는 삶" - 2008.4.12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2 조회수464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4.12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사도9,31-42 요한6,60-69

                                                    
 
 
 
"정처(定處)있는 삶"
 


매달의 고백성사를 위해,
일지를 보며 한 달 동안의 삶을 성찰할 때 마다
참 삶이 별 것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대부분 평범한 일상의 반복입니다.
 
불쑥 주님이 없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삶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만물이 제빛을 발하듯
의미 자체이신 주님이 현존하셔야 모두가 의미의 빛을 발함을 깨닫습니다.
 
하늘을 담고 있는 호수처럼 영원을 담고 있는 시간이요,
하늘빛을 발하는 땅위의 찬란한 봄꽃들입니다.
 
지금 여기서 체험하는 영원이요 하늘나라입니다.
 
또 평범한 반복의 삶이 진리요 영원임을 깨닫습니다.
 
작년 그 자리 땅에 야콘이 가지런히 심어졌고
작년 가을처럼 올 가을에도 그 자리에서 야콘 수확이 있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평범한 순환의 삶 속에 빛나는 진리요 영원입니다.

지도(地圖)도 목적지(目的地)도 없는 영적여정이라 합니다.
흡사 우리 수도자들의 소풍과 같습니다.
 
꼭 가야할 장소가 없다보니
그럭저럭 정해지는 목적지라
가다가 머물면 거기가 목적지가 되어
그냥 머물다 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과정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바로 지금 여기가 목적지임을 암시합니다.
 
목적지 없는 영적여정,
실용의 관점에서는 이해가 안 되겠지만,
무엇에도 매여 있지 않은,
현재의 과정에 충실한 초연한 자유를 뜻합니다.
 
또 목적지가 없다는 사실은 정처 없는,
그 어디도 정주할 곳이 없는 삶을 의미합니다.

보이는 장소의 정주가 아닌
하느님 안의, 그리스도 안의 정주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바로 이게 정주의 핵심입니다.
 
날마다 성전 안 제대를 중심으로 하여
끊임없이 공동전례를 바칠 때 마다
우리의 정처는, 정주할 곳은 하느님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 안에, 그리스도 안에 정주할 때
비로소 내적 치유에 평화와 자유입니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바로 정주할 곳은
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지니신 주님임을 깨달은 베드로입니다.
 
주님께 실망하여 떠난 이들은
빛과 생명의 주님으로부터
어둠과 죽음의 세상으로 떠났음을 의미합니다.
 
주님 안에 머물 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를 영과 생명으로 충만케 합니다.
 
매일의 미사은총이기도 합니다.
 
바로 우리는 오늘 1독서 사도행전에서
 
주님의 영과 생명으로 충만한 베드로를 통한 기적을 보게 됩니다.

“애네아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고쳐 주십니다.
  일어나 침상을 정돈하십시오.”

“타비타, 일어나시오.”

베드로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남으로
중풍 병을 치유 받은 애네아스요, 죽었다 살아난 타비타입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의 영과 생명으로
우리를 충만케 하시고 다시 일으켜 하루를 살게 하십니다.

“타비타. 일어나시오.”

타비타 대신 내 이름을 넣고 되 뇌이며 하루를 사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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