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the good shepherd.
A good shepherd lays down his life for the sheep.
(Jn.10.11)
제1독서 사도행전 11,1-18
복음 요한 10,11-18
오늘은 먼저 여러분들에게 공지사항 한 가지를 말씀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오늘부터 30일까지 한국에 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유럽 성지순례 및 한인공동체에서의 강의로 보름 정도의 기간을 비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새벽 묵상 글은 잠시 보름 동안 방학이구여, 아침문자는 그곳의 상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인터넷이 된다면 아침문자를 보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아무튼 제가 없는 동안 모두들 건강하시길 바라면서, 저 잘 다녀오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묵상 글 시작합니다.
어제 저는 너무나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사실 전날 청년 피정이 있었거든요. 그 피정이 밤늦게 끝나서 제가 잠을 잔 시간은 2시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새벽미사, 9시, 11시 미사, 점심식사 후에는 아는 분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서울의 *** 병원으로 문상을 다녀왔지요. 이제 좀 쉴까 했더니만, 텔레비전에서 흥미진진한 프로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다가 결국은 조금도 쉬지 못했지요. 6시에 면담 그리고 7시 미사. 마지막으로 8시에 집 축복을 한 뒤에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두 시간도 못 잤는데, 왜 이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는지……. 그런데 여기서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만약 낮잠을 두 시간 가까이 잔다면 어떨까요? 아마 사람들이 잠보라고 놀리지 않을까요? 하지만 밤의 잠을 두 시간 정도 잤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렇게 자서 어떻게 생활하느냐?’고 깜짝 놀라지요. 똑같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언제 자느냐가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마음이 어떻게 받아 들이냐에 따라서 지금의 상황도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즉, 부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의 차이는 천지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 나의 상황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내 안에 부정적인 마음이 있기 때문인 것이지요. 그러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주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확신만 가지고 있다면, 최악의 상황이 아닌 최고의 상황이라면서 신나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의 상황을 이렇게 최고의 상황으로 만들어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 이러한 약속을 복음을 통해서 분명히 해주셨지요.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자기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상황은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절망에 빠지는 사람은 신앙인의 모습이 될 수 없습니다. 신앙인은 매 순간 주님을 느끼고 그분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갖기에, 언제나 희망을 간직하면서 기쁘게 살아갑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어느 여인이 살충제를 먹고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녀가 마신 액체는 살충제가 아닌 독이 전혀 없어서 인체에 무해한 액체라는 것이지요.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스스로 살충제를 먹었고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죽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오묘한 육체는 마음과 정신의 지배 아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이 마음에 반드시 주님을 모셔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세상을 주님께서 주신 멋진 세상이라고 하면서 기쁘게 그리고 재미있게 살 수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적이 있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이어령, '축소지향의 일본인 그 이후' 중에서)
사슴이 사는 곳과 늑대가 사는 곳에 철조망을 쳤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사슴이 모두 죽어 갑니다. 왜냐하면 철조망이 없으면 약한 사슴을 늑대가 쫓아와 잡아먹어 버립니다. 그러나 철조망이 없으면 강한 사슴만이 살아 남게 되어 자꾸자꾸 새끼를 번식시킵니다. 빨리 달아날려고도 합니다.
그런데 철조망이 쳐져 늑대가 없으니까 잡혀 먹힐 걱정이 없어져 사슴은 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살이 찝니다. 약하고 늙은 사슴도 죽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성보다 열성의 사슴이 자꾸만 늘어나고 결국 자멸케 되는 것입니다.
짧은 눈으로 보면 늑대는 사슴의 적이지만 숲 전체가 함께 산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거꾸로 사슴에게 있어서 늑대는 귀중한 것입니다.
Ernesto Cortazar - Our Love Never Dies
you belong to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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