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펌- (56) 저녁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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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8-04-15 | 조회수53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작성일 2004-02-05 오전 2:13:21 번 호 6414 작성자 이순의(leejeano)
(56) 저녁기도
이순의
저녁기도
깊은 저녁의 골목에서 누군가 객정을 부리고 있다.
잠깨라고 취중의 실수를 더럽게 뱉어내고 있다.
내 짝꿍이 배탈이 나서 끙끙 앓다가 이제야 잠이 들었다.
한약 세 첩을 지어다 한 첩 달여 먹이고 보초를 서고 있다.
급하면 응급실에 가려고!
각시의 정성에 곤히 잠이 들었다.
혹시나
반가운 메일이라도 확인해 보려고 창을 열었다.
사춘기 아들은 자고 어미는 가슴 졸인다.
창 여는 소리에 잠깨어 자기 컴퓨터 또 만졌다고 눈을 부라릴까 무섭다.
흔적이라도 남겨주시라는 반가운 메일을 읽었다.
그래서 지금 흔적을 남기고 있다.
아직도 취객은 골목 안에서 잘났다고 소리를 지른다.
펑펑 눈 내리는 냉기가 걱정되어 창문 열고 내려다본다.
거기도 짝꿍이 힘들어하며 서있다.
취객도 짝꿍이 있어 안전하다.
내일도 이 창에 오고 싶다.
흔적을 남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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