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선생님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어쩜 그렇게 붕어빵이냐?”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날 운동장에서 아빠 손을 잡고 오는 어린아이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대뜸 “국화빵이네.”라고 했다.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는 유전적으로 닮는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아가는 부부도 서로 닮아간다.
성서모임에 나오는 한 젊은 부부는 오누이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유난스럽게 여겨지기도 했는데, 몇 년 동안 만나면서 그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비쳤다. 사도 바오로의 권고대로 ‘뜻을 같이하고 같은 사랑을 지니고 같은 마음 같은 생각을 이루는’(필리 2,2) 모습이었다. 그 부부는 함께 기도하고 성경을 공부하며 영적 대화를 나누고, 함께 봉사했다. 곧 공통분모를 잘 찾았던 것이다. 내면의 일치가 외형까지 닮게 해준 것이 아닐까?
오늘 복음은 수난사에 들어가기 전, 예수님의 마지막 공적 담화다. 예수께서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계시의 핵심을 드러낸다. “내가 하는 말은 아버지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하는 말이다.”로 끝맺으셨다. 아버지와 아들의 하나 됨, 마음의 일치는 내·외적으로 모든 면에서 하나로 드러나고 그대로 보인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요한 17,11)라고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관상하며 그 곁에서 두 손 모아 사랑의 일치를 갈망해 본다.
김연희 수녀(예수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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