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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8.4.17 부활 제4주간 목요일 - 2008.4.17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17 조회수580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4.17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사도13,13-25 요한13,16-20

                                                          
 
 
 
 
"배경과 뿌리"
 

불암산을 배경으로 하여 아름다운 수도원입니다.
불암산의 배경이 없다면 수도원의 아름다움도 반감될 것입니다.
 
배꽃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와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뿌리 없이는 꽃도 없습니다.

정체성의 위기,
신원의식의 위기,
주체성의 위기의 시대라 합니다.

배경들이 사라져가고 뿌리들이 뽑혀져가는 현실입니다.
곳곳에 무너져 내리는 소리들이 들리는 듯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욕망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가는
가정이요, 학교요, 사회요, 나라요, 개인의 건강입니다.
 
영어 몰입 교육으로 국어와 국사의 뿌리 교육은 약화되고,
학교 자율화로 학교는 학원화되어가고
무한 경쟁 속에 공동체교육, 전인교육도 사라져갑니다.
 
한반도 대운하가 실현된다면 하나뿐인 국토도 또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도덕, 윤리, 가치관, 정의, 양심, 공동체등
인간됨에 필수적인 덕목은 실종되어가고,
곳곳에서 안팎으로 무너져 내리는 혼란과 무질서의
천민자본주의의 세상입니다.

속된 말로 제정신이 아닌 ‘미친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식자(識者)들은 지속가능한 인간다운 삶의 형태로
옛 자급자족 촌락 공동체를 ‘오래된 미래’라 하며 선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옛 시골 촌락 공동체는
배경과 뿌리의식이 너무나 확실하여 문제아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배경이 되고 뿌리가 되어 보호해주고 지켜주었기 때문입니다.

새삼 공동체 회복의 중요성을,
배경과 뿌리의식의 중요성을 절감합니다.

배경과 뿌리가 분명해야 제자리에서 참 나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가문, 가통, 가훈이 있어
가정의 배경과 뿌리에 닿아 살 수 있었습니다만,
오늘날의 전통이 단절된 핵가족 시대에는
가정의 배경과 뿌리의식을 새롭게 정립해야 함을 더욱 절감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은, 수도자들은 복됩니다.

2천년의 교회 전통의 배경과 뿌리가,
분도 수도자들에게는 1천5백년의
수도 전통의 배경과 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공동체나 수도공동체,
그리고 그리스도와 하느님께 배경과 뿌리를 둘 때
비로소 확실해지는 정체성이요, 안정과 질서, 평화입니다.
 
아마 신자들이 끊임없이 여기 수도원을 찾는 궁극적인 목적도
하느님의 배경과 뿌리를 찾아오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도 배경과 뿌리의 관점에서 보면 그 내용이 분명해집니다.

1독서에서 바오로는 설교를 통해
구세사를, 예수님의 배경과 뿌리를 규명합니다.

“이 이스라엘 백성의 하느님께서는 우리 조상들을 선택하시고....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대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이스라엘에 보내셨습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하여 예수님으로 끝나는
구세사의 배경과 뿌리를 밝히고 있습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  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제자들뿐 아니라 형제들의 영접이 그리스도의 영접이요,
그리스도의 영접이 하느님의 영접이라는,
그리스도와 하느님을 배경과 뿌리로 한 형제들이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인간 존엄성의 근거요,
이런 배경, 뿌리의식이 자기 존엄을 지키게 합니다.

우리는 배경 없이는, 뿌리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배경의식이, 뿌리의식 사라지면
곧장 정체성의 상실로 직결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우리의 배경이자 뿌리인
그리스도와 하느님 의식을 확고히 하는 시간입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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