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진묵상 - 사목방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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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8-05-01 | 조회수711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사목방문
이순의
주교님께서 5년에 한 번 씩 오시는 사목방문으로
우리 본당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산으로 갔다.
<주님,
주교님 오신 날에 저도 주교님을 환영하게 해 주십시오.
아멘>
아주 단순한 기도를 했을 뿐이다.
그런데 어제는 어찌 그리도 겹치는 일이 많던지.
눈도 뜰 수 없고
코도 들 수 없을 만큼 바빴다.
<주님, 저를 가게 해 주시려면 마지막 버스라도 타게 해 주실 것이요, 못 타면 못가게 하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그냥 편하게 열심히 일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저녁 7시에 저기 아래 먼데서
한 트럭분의 약재와 씨앗이 도착했다.
<주님, 못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열심히 하차를 하고.......
먼 길까지 오신 분들께 저녁 식사를 사드리고 나니
밤 8시 5분이다.
마지막 버스 시간은 8시 40분!
피곤하여 도저히
운전을 하고 서울에 간다는 것은 목숨을 버리자고 가는 것 같고!
집에 들려
가방 하나 달랑들고
장화를 운동화로 바꿔 신었을 뿐,
집을 나서니 8시 21분이다.
운전을 해서 성당에 차를 두고 터미널 까지 뛰어서 가려면......
어휴~!
<주님, 버스 떠나면 가지 말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숨이 꼴까닥 넘어갈 지경이다.
그래도 버스가 몇 분이라도 지체해 주는 바람에 표를 살 수 있었다.
<어디까지 가세요?>
버스 기사님께서 위 아래로 흩어보며 승차하는 나를 확인하였다.
<서울이요.>
다시 위 아래로 흩어보시니.........
그러고 보니 흙 투성이의 윗옷과 작업바지에 작업모자가 그대로다.
내 몸의 땀냄새도 그때서야 골골하게 맡아진다.
좌석에 신경이 쓰였는데
밤 손님이 많지 않아서 민폐가 될 일은 없어 보였다.
<주님께서 어련히 마련해 주셨으라구! 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잠!
눈뜨니 다 왔다고 내리란다.
<주님, 감사합니다. 아멘>
그런데요.
귀한 오늘 같은 날,
주교님의 사진을 한 장도 찍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디카를 일을 하다가 떨어뜨려서....... (ㅠ_ㅠ)
온김에 오늘 수리 맡겼습니다.
그래도 많은 은총 받고
또
우리 교회의 대단히 자랑스러운 모습들 보고 갑니다.
주교님의 강론 말씀도 잘 적어 갑니다.
지금 다시
버스를 타고 산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어느 것 하나 벗님들께 전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냥,
주교님께서 오신다는 그 시간에 마춰서
미사에 참례할 요량 하나의 열정을 전하고 갑니다.
사랑이신 우리 주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 교우님들과 오신 신부님들께서도 은총 충만하시길 빌고요.
주교님의 건강과 행복도 기원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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