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진리로 거룩하게 하십시오'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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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08-05-07 | 조회수598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진리로 거룩하게 하십시오>(17, 11-19) -유 광수신부 -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마치 아버지의 재산을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가 거기서 재산을 마구 뿌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던 작은 아들이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자기 죄를 고백하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아들의 신분을 회복할 수 있고 아버지 집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잃어버렸던 우리의 신분을 다시 회복하고 아버지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아버지의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디에 있는가?
성 바오로는 "그러므로 나는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간곡히 권고합니다. 이제부터 여러분은 이방인들처럼 살지 마십시오. 그들은 헛된 생각을 하고 마음이 어두워져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을 받지 못할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무지하고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도덕적인 감각을 잃고 제멋대로 방탕에 빠져서 온갖 더러운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그렇게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는 진리가 있을 따름인데 여러분이 그의 가르침을 그대로 듣고 배웠다면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져 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 버리고 마음과 생각이 새롭게 되어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 새 사람은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 사람입니다."(에페 4, 17-24)라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세상에 속한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다. 세상은 결코 우리가 속해 있을 곳이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세상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 것은 일시적이고 사라지는 것들이다.
인간은 어떤 집단에 소속할 때에 마음의 안정과 기쁨을 느낀다. 세상에 고아처럼 비참한 것이 없고 망국민처럼 불쌍한 것이 없다. 우리는 반드시 우리가 영원히 쉴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 아침에 집을 나와서 저녁에 집으로 돌아가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가정의 보금자리가 필요하듯이 늘상 떠도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돌아가면 쉴 수 있는 아늑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그곳이 곧 아버지의 집이다. 이세상의 그 어느 곳도 일시적이지 영원한 곳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이해 득실을 따져 가면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의 소속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하느님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길을 잃고 헤메고 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소속감을 모르기 때문에 안식을 누리지 못하고 늘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다. 마치 부모를 잃어버린 고아처럼 길에서 방황하고 있고 편안히 쉴 곳이 없기 때문에 여기 저기 방랑자들처럼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보라, 오늘도 밤늦게까지 술집이나 여관에서 하룻밤을 지새는 이들을 길거리에서나 자동차로 질주하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왔다 갔다 하는 이들을. 무질서함, 소란함, 고함소리, 폭력이 난무하는 오늘의 현실은 모두 자기가 속해 있어야할 곳에 속해 있지 않은 불안과 방황에서 나오는 것이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닌 그리스도인은 세상 한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실현해야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살도록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즉 인간은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존재이라는 것을 그래서 아무렇게나 사는 삶이 아니라 진리를 위해 몸바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삶을 살려면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진리로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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