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5.6 부활 제7주간 화요일
사도20,7-27 요한17,1-11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고성 베네딕도 수도원 성당을 들어서는 순간,
성당 제대 뒷벽 십자고상 위 활짝 열린 창문을 통해,
마음 가득 들어오는 푸른 산, 푸른 하늘이
흡사 하느님의 영광을 보는 듯, 반가움에 왈칵 눈물이 솟았습니다.
피곤도 말끔히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서두에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에 영광 받으소서
(Ut in omnibus glorifcetur Deus)."(RB57,9).
베네딕도 규칙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삶의 목표이자 영원한 비전입니다.
서로 간에 갈등을 빚는 유다교, 이슬람교, 천주교, 개신교,
모두가 이점에서는 일치합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 전적으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의미합니다.
온 누리를 밝히는 태양에 신록의 생명으로 빛나는 오월,
하늘과 땅에 가득한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라 하셨습니다.
주의 기도 전반부도 아버지의 영광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온전히 아버지의 영광에 초점을 맞춥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환히 들어나는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이 우리를 부단히 업그레이드시켜
하느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더욱 지금 여기 삶의 자리에 충실하게 합니다.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했습니다...
이제 다시 아버지 앞에서 저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사랑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삶이요,
이 때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영광스럽게 해 주십니다.
바오로의 삶 역시 그대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는 삶입니다.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물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영광을 위하여 남김없이 투신한
바오로의 삶이 참 감동스럽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체험해야
아버지의 영광을 위한 삶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과 아버지의 영광, 긴밀한 관계에 있음을 봅니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알고,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바로 영원한 생명이요 믿음의 정수라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와 아드님을 알아갈 수록
깊어지는 믿음과 사랑에 영원한 생명의 열매요,
하느님의 영광으로 빛나는 삶입니다.
그러니 아버지를 알고 그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일,
하여 사랑 자체가 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도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살도록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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