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1코린 13,4) 시기와 질투는 인간을 병들게 한다. 솔로몬은 이렇게 말한다. “평온한 마음은 몸의 생명이고 질투는 뼈의 염증이다.”(잠언 14,30) 시기와 질투는 인간을 미움과 폭력으로 이끌어 간다. “여러분은 욕심을 부려도 얻지 못합니다. 살인까지 하며 시기를 해보지만 얻어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또 다투고 싸웁니다.”(야고 4,2)
카인은 아벨을 시기했고, 그 때문에 동생을 죽였다. 요셉의 형들도 시기심에 사로잡혀 동생을 노예로 팔아넘겼다. 시기심에 사로잡힌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겼다. “그는 그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마태 27,18) 예수님은 결코 시기하거나 나무라지 않으신다. 그분에게는 병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우선이다. 병자가 치유되어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누가 했건 그 자체로 그 일은 예수님께 기쁨이다.
나와 늘 함께하던 친구 녀석과 사이가 멀어졌다. 그런데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보면서 질투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그 시기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 옆 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친구의 실내화 한 짝을 3층에서 창밖으로 집어던진 것이다. 기상 벨이 울리고 모든 친구가 세면을 하고 아침 기도와 미사를 드리러 가는 동안 그 친구는 없어진 실내화 한 짝을 찾느라 애를 먹었을 것이다.
몇 년 전 그 친구 신부를 만나 그때 일을 고백했다. “네 신발 한 짝 내가 창밖으로 던져버렸다. 미안하다.” 30여 년 전 소신학교 때의 일이지만 시기심·질투심이 얼마나 사람을 어리석게 만드는지 그 일을 생각하면 부끄러울 뿐이다.
이상각 신부(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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