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보시다시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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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 작성일2008-05-26 | 조회수46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보시다시피(마르10, 28-31)
-유 광수신부-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베드로가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였는가? 그리고 그 동기가 무엇인가?
"버리다"라는 단어를 베드로도 사용하였고 예수님도 사용하셨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다른 것이다. 베드로는"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버린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자기를 위하여" 버린 것이다. 그런 모습은 앞에서 예수님이 수난과 부활에 대한 두 번째로 예고하셨을 때에 바로 그 뒤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하는 문제로 길에서 논쟁한 것에서도 드러났고 또 세 번째 수난과 부활에 대한 예고를 하셨을 때에 "스승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저희를 하나는 스승님 오른 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도록 해 주십시오."하고 청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것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또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우리가 수도생활을 하든 신앙생활을 하든 처음의 동기는 누구나 베드로처럼 자기 이익을 생각하고 시작하게 된다. 처음부터 예수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것들을 모두 버리고 신앙생활이나 수도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다 자기가 신앙생활을 하게되면 이러 저러한 면에서 더 좋아질 것이다 라는 의도로 신앙을 갖는 것이고 또 수도생활이나 성직자가 되기 위해서 수도원이나 신학교에 들어가는 이들도 나름대로 자기를 위해서 시작하게 된다. 즉 수도자 또는 신부가 되면 "이러저러한 면에서 자기에게 더 좋을 것이다." 라는 계산이 서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예수님 때문에 복음 때문에 수도생활이나 성직자가 되고자하는 聖人은 없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의 이익 또는 욕망에서 시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시작은 베드로처럼 자기의 욕심으로 모든 것을 버리지만 그 동기는 예수님을 따르면서 또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순수해져야 한다, 정말로 예수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예수님을 따라가는 생활이 아니다. 우리가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모든 것을 정말로 버린 사람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동안 우리 나름대로 소중하다고 지니고 있던 모든 것들과 사람까지도 버릴 수 있는 가치와 의미를 예수님 안에서 또 복음 안에서 찾아야 한다. 즉 무엇을 버리기 위해서는 버리는 것보다 더 큰 것이 발견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손해보면서 버리는 사람은 바보이다. 아니 예수님도 원하지 않으시는 것이다. 더 큰 것을 얻기 위해서 작은 것을 버리는 것이다. 그럴려면 매일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면서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가치를 복음 안에서 발견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복음 안에서 큰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매일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면서 그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복음의 큰 가치는 매일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실천하는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통해서 삶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 사람만이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맛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사람만이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릴 수 있고 진정 자유롭게 생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만이 바오로 사도가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리스도와 같이 고난을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입니다."(필립3,8-10)라는 말을 알아 들을 것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은 매일 매일 예수님과 복음의 가치를 새롭게 깨달아 감으로써 예수님과 복음 이외의 모든 것들을 조금씩 버리는 생활이어야 한다. 그것이 신앙의 성숙이요, 발전이다. 이런 사람들은 현세에서 박해를 받을 것이다. 그 동안 자기가 가장 귀중하게 생각했던 것들과 사람들을 버리는데 박해를 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른 사람한테보다도 우선 자기 자신이 자신에게 박해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버림이 자기와 다른 이들에게 축복을 가져다 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기쁘게 박해를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버림"의 가치와 의미를 숙고하는 하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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