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6.5 성 보니파시오 주교(675-745)와 동료 순교자 기념일
2티모2,9-15 마르12,28ㄱㄷ-34
"태양 같은 사랑"
태양 같은 사랑입니다.
태양 같은 하느님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성심을 통해 환히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태양이 사라지면 곧장 밤의 어둠이듯이,
사랑이 하느님이 사라지면 곧장 허무와 무의미, 죽음의 어둠입니다.
참 행복, 참 기쁨, 참 평화도 없습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말합니다.
“인생 저녁에,
우리는 우리의 사랑에 따라 심판받을 것이다.
(At the evening of life, we shall be judged on our love)"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 역시 잘 기억하실 것입니다.
“사랑은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습니다.
예언도 없어지고 신령한 언어도 그치고 지식도 없어집니다.”
(1코린13,8).
모두 사라져도 사랑만은 영원하다는 말씀입니다.
사랑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사랑은 우리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랑 없으면 살아있다 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곧 허무와 무의미의 어둠에 휩싸여 버립니다.
몸과 마음도 서서히 망가져 갑니다.
사랑과 함께 가는 생명력입니다.
사랑하면 예뻐진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사랑할수록 풍부한 생명력에 모습도 밝고 부드러워지고 따뜻해집니다.
그러니 사랑은 우리의 존재이유이자 삶의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이래서, ‘살기위해’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할 때 하느님을, 또 이웃을 만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통한 하느님 체험이 진정 건강한 하느님 체험입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 첫째가는 계명은
유다인들이 아침저녁으로 외우는 신앙고백문의 첫 부분입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성경을 요약한다면 위의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두 계명뿐입니다.
이 두 계명을 지키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낫습니다.
새삼 모든 분별의 잣대는 사랑임을 깨닫게 됩니다.
영성생활의 목표 역시 이 두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관상의 핵심도 역시 사랑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신비가, 관상가, 신학자라 해도
사랑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평생 해야 할 공부가 이런 하느님 사랑 공부, 이웃 사랑 공부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은총과 사랑을 받습니다.
이런 갈림 없는 사랑, 순결한 마음이 열정과 활력의 샘입니다.
또 이런 하느님 사랑은
저절로 기도와 노동 등, 모든 수행생활을 통해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기도하고, 일하고, 성경 읽고, 이웃을 사랑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십시오.”
바오로의 간곡한 권고 말씀,
평생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 전력을 다하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늘 중심에 모시고 살라는 말씀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에게
주님은 당신의 풍성한 생명과 사랑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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