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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뿌리 찾기" - 2008.6.6 연중 제9주간 금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06 조회수506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6.6 연중 제9주간 금요일
                                                    
2티모3,10-17 마르12,35-37

                                                          
 
 
"하느님 뿌리 찾기"


요즘 회자되고 있는 용어가 ‘영혼이 없는 공무원들’입니다.
생각 없이, 주관 없이 무조건 추종하는 공무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돈이 전부인 신자본주의 세상에서
영혼 없는 사람들은 날로 늘어 날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을 얻는다 한들
내 영혼을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영혼 없는 사람들, 살아있다 하나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 기쁨, 참 행복, 참 평화가 있을 리 없습니다.
 
영혼 따라 가는 육신이라
영혼이 제 구실을 못하면 육신도 서서히 망가져 갑니다.

“내 영혼은 주님 안에서 기뻐 춤추며, 몸소 도와주심을 기꺼하오리니.”

성무일도 시편 한 구절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 뛰노나니.”

늘 저녁기도 때마다 노래하는 성모 찬가 첫 구절입니다.

영혼과 주님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에 있는지 깨닫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먹고 사는 영혼입니다.
 
대 영성가 오리게네스는 말씀이 신랑이라면 영혼은 신부라 일컬으며
영혼과 말씀의 일치를 강조합니다.
 
영혼이 주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릴 때
살아나는 영혼이요
기뻐 춤추는 영혼입니다.

새삼 뿌리 찾기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결론하여 우리 인간의 뿌리는, 본향은 ‘하느님’이십니다.
영혼의 반려자는 하느님뿐입니다.
 
하여 집에 있어도
늘 집을 그리워하는(homesick at home) 사람들입니다.

오늘 저는 이런 관점에서 복음을 묵상했습니다.

“어찌하여 율법학자들은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하느냐?...
  이렇듯 다윗 스스로 메시아를 주님이라고 말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자손이 되느냐?”

참 이해하기 힘든 화두와 같은 주님의 말씀입니다.

많은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기쁘게 들었다니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윗의 자손이자
동시에 다윗의 주님이라는 이 역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육신으로는 다윗의 자손이지만
영적으로는 하느님께 닿아있는 다윗의 주님 그리스도라는 말씀입니다.
 
외관상 다윗의 자손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그리스도님이십니다.
 
이래서 사람이자 하느님이신,
사람의 아들이자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그리스도라 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진리입니다.

바로 여기 인간 신비의 열쇠가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들 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치입니다.
자식들은 육신으로는 부모의 자식들이지만,
영적으로는 하느님의 자식들입니다.
 
이래서 자식들을 하느님의 선물이라 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형제들 역시 하느님의 선물들인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니 자녀들을, 공동체의 형제들을 하느님 대하듯 해야 합니다.
문득 고등학교 시절 열광했던 윌리엄 워즈워드의
무지개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마음이 뛰노라
  어렸을 때도 그러하였고 어른 된 지금도 그러하노라.
  앞날 늙어서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난 차라리 죽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소박한 경건으로 이어가기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표현이 의미심장합니다.
어른의 아버지처럼, 하느님처럼 대해야 하는 어린이요 형제들입니다.

사람 모두가 하느님 뿌리에 닿아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이게 인간 존엄성의 근거요 인간 신비의 열쇠입니다.
바오로의 말씀처럼
성경은 그리스도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 지혜를
우리에게 줍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우리 역시 또 하나의 그리스도요,
하느님의 자녀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우리 모두 주님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신원을 새로이 자각하는 시간입니다.

“주님, 주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큰 평화가 있나이다.”
(시편119,165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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