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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11주일 / 주님께서 나를 불러주신 이유
작성자오상선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15 조회수587 추천수5 반대(0) 신고
때로
주님께서 나를 가톨릭신자로,
또 작은형제회 회원으로 불러주신 이유가 무엇일까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그 이유를 확실히 알면 제대로 응답할 수 있을텐데
때로는 오리무중인 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 주님께서는 그 답을 들려주신다.
주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신 이유는
목자없는 양처럼 방황하는 군중들에 대한 측은지심 때문이다.
이들을 치유해주고 위로해주고 기쁨과 희망을 전해줄 사람들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는 나 자신의 구원을 위해 주님께서 나를 불러주셨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주님께서 나를 가톨릭 신자로, 또 수도자, 성직자로 불러주시는 이유는
사실 내가 잘 되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당신과 더불어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이들의 벗이 되어주라고
부르셨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무슨 능력이 있어 그렇게 한단 말인가?
내 자신도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사람인데...
내 꼬라지도 가누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데...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능력도 없는데...
어려서부터 형성된 맘에 들지 않은 성격과 성품이
왜곡된 상처와 함께 늘 나를 괴롭히고 있는데...

그래서 주님께서는 나를 부르신 것이다.
그분과 함께 살면서
그분으로부터 치유와 위로를 받음으로써
삶의 기쁨과 구원의 희망을 누리게 만들어 주신다.
그래서 우리 또한 치유자가 될 수 있게 해 주신다.
나의 능력으로
병자들을 치유하고 마귀를 쫓아내고 나병환자를 낫게 하는 등
그런 기적들을 베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주님으로부터 치유받은 내가
주님의 파견에 측은지심을 지니고 <예> 함으로써
나를 통해
그분께서 치유의 은총을 베푸실 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추수의 주인이 아니고
추수에 동원된 일꾼일 뿐인 것이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불러주시고
말씀과 성체로 우리를 치유시켜주신다.
그리고 우리를 당신이 필요한 곳으로,
필요한 사람들에게로 파견하신다.
우리는 일꾼의 겸손한 자세로
그저 주님의 파견에 <예> 하도록 촉구받는다.
그때 기적이 일어나고 치유가 일어나고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는 체험을 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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