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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생(相生;win-win)의 길" - 2008.6.16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16 조회수480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6.16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열왕기 상21,1ㄴ-16 마태5,38-42

                                                  
 
 
"상생(相生;win-win)의 길"


오늘 말씀 묵상과 관련되어
성무일도 시 마음에 와 닿은 성경구절입니다.

“실로 당신의 궐내라면 천 날보다 더 나은 하루,
  악인들의 장막 안에 살기보다는,
  차라리 하느님 집 문간에 있기 소원이니이다.”(시편84,11).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2,5).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진선미(眞善美)를 추구하는 인간입니다.
 
타고난 악인도, 타고난 선인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빛이 들어오면 어둠은 저절로 사라지듯이
주님의 빛 앞에 사라지는 악의 어둠입니다.
 
어둠을 어둠으로 물리치지 못하듯,
악을 악으로 절대 물리치지 못합니다.
 
폭력의 악순환만 계속될 뿐입니다.

작은 촛불이 어둠을 밝힙니다.

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갈망할 때,
주님의 빛을 향해 걸어갈 때 서서히 걷혀가는 악의 어둠이요,
서서히 약화되는 악의 세력입니다.
 
악에 대한 처방은 선(善)이 아니라 하느님의 거룩함(聖)이라 합니다.
 
거룩한 전례의 불꽃만이 악을 태워버릴 수 있다합니다.
 
이래서 우리가 매일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미사에 성무일도입니다.
우리 영혼들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할 때
악의 어둠은 걷히고 악의 세력은 약화됩니다.

하느님을 떠날 때 악의 어둠에 휘말리기 십중팔구입니다.

결코 악을 악으로 이기지 못합니다.
맞설수록 강해지는 악의 세력입니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 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
  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마태5,39-42).

악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나온 주님의 지혜로운 말씀입니다.
이게 바로 상생(win-win)의 길입니다.
 
지는 길이 이기는 길입니다.
비우는 길이 채우는 길입니다.
 
힘들어도 악인에 대한 처방은 이 말씀 하나뿐입니다.
 
주님을 닮은 자비롭고 너그러운 응답만이
악의 세력을 무장해제 시켜 무력화(無力化)시켜 버립니다.
 
하느님께 대한 철석같은 믿음에 뿌리를 둔 무저항, 비폭력의 영성입니다.
1독서의 이즈르엘 사람, 나봇의 죽음이 참 안타깝습니다.
사마리아 임금 아합과 그의 아내 이제벨의 악한 행위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런 악인들 또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런 악의 현실을 두루 통찰했다면
나봇은 악인 아합에 맞서지 않고
포도밭을 아합에게 넘기고 우선 살 길을 찾았을 것입니다.

악은 실체가 아니라 선의 결핍, 사랑의 결핍이라고 합니다.
선(善)에 기생(寄生)하는, 사랑에 기생하는 악이라 합니다.
 
충만한 선의 빛 안에서는,
충만한 사랑의 빛 안에서는
악의 어둠은 도저히 발붙일 수 없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충만한 빛과 사랑으로
우리 안의 악의 어둠을 말끔히 몰아내주십니다.

“주님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이오이다.”(시편119,10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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