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은총의 비가 주룩주룩 주루루
창 밖의 감잎
만취한 주선처럼 흐느적 허적 춤을 춥니다
처마끝 빗물 창살처럼 내 발을 묶어
먼길
마음만 떠나봅니다
임은
빗물 강에 모으고 바다로 담아
골짜기처럼 깊이 패이고 편협한 내 고랑까지 잔잔이 채워
편편이 파도로 안아주시니
눈뜨는 골방 간신이 숨을 참습니다
임의 향기가 진해 골방은 천사의 얼굴로 겹치고
배시시 웃는 빗물이
방 안에 있는지 마음 밖에 있는지
몰라도 참 좋은걸요
나
하는 일 마다 늦어서 정말 미안해요
비 탓만은 아니랍니다
짐은 무겁고 더듬이는 짧아서 . . .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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