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오후"
해 가린 구름에 숨어웃는 너니
나는 들판 서성인다
물 소리 지친 도랑 우렁하나가 가만가만 숨고
바람이 풀잎 당겨 섭 울 짖는다
얼마쯤 지나 둔덕 위 게엄나무
감나무 접신(接身)한 모진 단발령
실록(實綠)
잎새 뒤로 숨었다
파란 잎 하늘사이
수줍게 웃는 너
녹향이 가려 눈을 꼭 감고 말았어
나의 기도 간원을 넌 알고 있니
우리 몰라도
머무는 곳
임의 품
열린 심장 사이로 마주보며 숨 쉬는데
네 모습 더 가까이 보고파도
난
잘 참을 수 있어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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