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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가 정말 동족이 맞냐? / 이현철이냐시오 소장님
작성자신희상 쪽지 캡슐 작성일2008-06-30 조회수523 추천수6 반대(0) 신고

우리가 정말 동족이 맞냐?

 

  십자가를 안테나로!

  지리한 장마날씨에 병상에 누워 텔레비전 뉴스시간에 급박하게 보도되는 경찰과 촛불집회자들간의 전쟁을 방불케하는 격렬한 공방전을 지켜보고 계시던 모친이 제게 어렵게 한마디 하셨습니다.

“우리가 정말 동족이 맞냐?”


  저희 모친은 얼마 전에 뇌속의 작은 모세혈관 하나가 막혀 안면마비와 언어장애, 그리고 오른 손에 즉시 마비증세가 왔는데 우리나라는 무려 50여 년간 한반도 남북의 허리가 잘렸고 또 설상가상으로 남쪽에서는 우익이니 좌익이니, 혹은 진보니 보수니 하며 사분오열되어 있으니 ‘아마 우리 한반도는 틀림없이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중환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동족상잔의 비극인 6, 25전쟁과 또 제 2 연평해전이 있었던 6월의 아픔과 한을 이번 장맛비로 깨끗이 씻어내고 돌아오는 8.15 광복절은 남북이 함께 이를 기념하며 또 한우 소고기 잔치를 할 것을 기대하면서 2002년에 로마에서 쓴 저의 글 ‘멀고먼 귀향길’과 한 탈북자의 가족의 비극을 그린 영화 ‘크로싱’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멀고먼 귀향길>


   로마 신학원 식탁에서는 며칠 전에 중국의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하여 필리핀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되는 25명의 탈북자에 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식사 도중에 아직도 30만 명이나 되는 탈북자들과 천만 명이 넘는 남북 이산가족 생각에 갑자기 목이 메고 눈물이 나와 도저히 식사를 못하고 식당밖의 정원수 아래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으며 아픈 가슴을 삭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식탁에서 "왜 그들이 지척의 한국에 바로 내려가지 못하고 멀리 돌고돌아 우리나라인 필리핀을 통해 가느냐?"고 제게 심각한 표정으로 질문했던 필리핀 신부님도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저를 따라나와 제게 하는 말이 "그 25명의 탈북자들을 보니 마르코스 독재자의 부정축재로 졸지에 아시아 부자국가에서 거지국가로 전락하여 전세계를 거지처럼 떠도는 필리핀 자기 동족들이 생각이 나, 자기도 도저히 식사를 못하겠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필리핀 신부님께 저희 부모님이 실향민이시고 특히10여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은 고향 진남포을 그리워하시면서 저희집 마당에 커다란 한반도 모양의 연못도 만드시고, 매일 아침마다 고속 모터보트에 시동을 거시면서, "하루속히 통일이 되어 고향에 이 배를 타고 가서 너희들에게 우리 형제들을 소개해주고 눈을 감았으면 원이 없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이야기와 수년 전에 읽은 고마태오 신부님의 ‘43년만의 귀향’ 이야기를 필리핀 신부님께 다음과 같이 들려드리게 되었습니다.


   <고마태오 신부님의 고향은 38선 부근이었다고 합니다.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고 똑똑했던 형에 비해 고신부님은 농사를 짓고 나무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시골청년이었다고 합니다. 하루는 고신부님께 "소달구지를 끌고 개성역으로 오라"는 전보가 도착이 되어 가보니, 경찰의 고문으로 초주검이 된 형이 개성역앞에 던져져 있더라는 것입니다. 고신부님은 죽어가는 형을 소달구지에 싣고 오면서 “도대체 정치가 무엇이기에 우리 형을 이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하면서 울부짖었다고 합니다. 평소 이상주의였던 형은 남한에선 공산주의로 몰리고, 북한에선 자본주의로 몰려 양쪽에서 추적을 받다가 안타깝게도 남한 경찰의 고문을 받아 결국은 "임신한 형수를 월북시키라"는 유언을 남기고 며칠만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후 남북이 분단되고 고신부님은 남한의 해병대에 입대하여 6.25전쟁시 낙동강 전투에서 물에 빠진 인민군과 미군을 함께 보게 되었는데 고신부님은 동족인 인민군부터 구하게 됩니다......그후 43년만에 고신부님은 선교회 사제로서 고향인 북한을 방문하여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형수님의 아들, 즉 신부님의 조카가 고신부님이 한때 짝사랑했던 이모(형수의 여동생)의 아들로 입양이 되어 인민군 장교로 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자기 형과 정치활동을 함께 했던 그 이모는 안타깝게도 남한 경찰의 고문 후유증으로 아기를 가질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목이 메어 더 이야기를 하지 못하자 끝까지 같이 눈물을 흘리며 관심있게 듣고 있던 필리핀 신부님은 저의 어깨를 두드려주시면서 앞으로 자기도 대한민국의 통일과 많은 탈북자들이 안전하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제게 약속을 했습니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영화 ‘크로싱’>


  2007년, 북한 함경도 탄광마을의 세 가족 아버지 용수(차인표 분), 어머니 용화 그리고 열한 살 아들 준이는 넉넉하지 못한 삶이지만 함께 있어 늘 행복하다. 어느 날, 엄마가 쓰러지고 폐결핵이란 사실을 알게 되자, 간단한 감기약조차 구할 수 없는 북한의 형편에, 아버지 용수는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행을 결심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 끝에 중국에 도착한 용수는 벌목장에서 일을 하며 돈을 모으지만, 불법 노동현장이 중국 공안에 발각되면서 모든 돈을 잃고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간단한 언론과의 인터뷰만 해주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용수는 가족의 안전이 걱정되지만 결국 인터뷰에 응하기로 한다.


  한편 용수가 떠난 뒤, 북한 집의 식량은 바닥이 나고 용화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고 용화는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난다. 이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열한 살의 준이는 부모없는 꽃제비 신세가 되어 중국으로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그리고 인터뷰를 한 덕분에 한국에 도착한 용수는 브로커를 통해 아내 용화의 죽음과 아들 준이의 행방을 알게 되고, 헤어졌던 아들 준이와 아버지 용수의 불가능해 보였던 만남이 극적으로 시도된다. 하지만 용수는 몽골 국경에서 아내의 결혼반지를 고이 간직한 채 굶어죽은 사랑하는 아들 준이의 주검만을 인수하게 된다...


                             <말씀에 접지하기>


  나에게는 큰 슬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끊임없이 번민하고 있습니다. 나는 혈육을 같이하는 내 동족을 위해서라면 나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떨어져 나갈지라도 조금도 한이 없겠습니다. (로마 9, 2-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hompy.dreamwiz.com/hl1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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