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7.8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호세8,4-7.11-13 마태9,32-38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는 삶"
“주님은 위대하신 하느님이로세. 어서와 조배드리세.”
초대송 후렴처럼,
위대하신 하느님께 조배드림으로 하루를 시작한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으로 시작하기에
단순 소박하며, 진실하고 순수한 수도자의 삶입니다.
마음 있고 몸이지 몸 있고 마음이 아닙니다.
마음 따라 가는 몸입니다.
영혼 있고 육신이지 육신 있고 영혼이 아닙니다.
영혼 따라 가는 육신입니다.
하느님 있고 사람이지 사람 있고 하느님이 아닙니다.
하느님 따라 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람 있고 돈이지 돈 있고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 따라 가는 돈이어야 합니다.
말씀 있고 밥이지 밥 있고 말씀이 아닙니다.
말씀 따라 가는 밥이어야 합니다.
기도하고 일하라이지 일하고 기도하라가 아닙니다.
기도 따라 가는 일이어야 합니다.
이게 분별의 지혜이고, 이래야 건강한 영성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기초위에 보이는 것들을 놓아야
비로소 반석위에 삶입니다.
모두 우선순위의 중요성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일상에서의 대부분의 문제들,
우선순위가 바뀌는 주객전도의 혼란하고 무질서한 삶일 때 발생합니다.
“하느님, 당신의 빛과 진리가 나를 이끌게 하시고,
당신의 거룩한 산 그 장막으로 나를 들게 하소서.”
오늘 아침성무일도 중 마음에 와 닿은 시편 구절입니다.
하느님 친히 우리 삶의 중심이 되어
우리를 이끌어야 빛과 진리의 삶입니다.
예수님을 비롯한 모든 예언자들,
우선순위를 분명히 함으로
주객전도의 삶을 되돌려 놓으려 전력을 다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을 통해서도 우선순위가 분명히 들어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우선적으로 하늘나라의 비전을 드높이시는 주님이십니다.
치유에 앞서 우선적인 게 하늘나라의 교육임을 봅니다.
바로 이게 올바른 우선순서입니다.
우리 미사 역시 말씀의 전례가 있고
다음 성찬의 전례가 있지 않습니까?
수도원의 일과표를 보아도 말씀의 기도 후에
꼭 식사시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주객전도의 혼란한 삶을 사는
길 잃은 양들을 올바르게 인도할 참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우선순위를 분명히 함으로
주객전도의 삶을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주님의 일꾼들입니다.
1독서에서 호세아 예언자
이스라엘 백성들의 주객전도의 삶을 바로 잡으려
혼신의 노력을 다합니다.
“그들은 은과 금으로 신상들을 만들었지만,
그것은 망하려고 한 짓일 뿐이다...
송아지 신상은 이스라엘에게서 나온 것,
대장장이가 만든 것일 뿐 결코 하느님이 아니다.
정녕 사마리아의 송아지는 산산조각이 나리라.”
송아지 신상이 상징하는바
우상화된 세상의 모든 보이는 것들입니다.
이런 우상들에 기초한 삶의 말로는 정말 허망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들이 바람을 심었으니, 회오리바람을 거두리라.
줄기에 이삭이 패지 못하니, 알곡이 생길 리 없다.”
우선순위를 소홀히 한 주객전도의 삶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하느님 자리에 헛된 우상을 놓는 삶,
말 그대로 바람을 심어 회오리바람을 거두는 참으로 공허한 삶입니다.
꽃과 잎들은 가득했지만 열매는 없는 참 허무한 삶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의 주객전도의 삶을 바로 잡아주시어
당신의 반석위에 인생 집을 짓도록 하십니다.
“주님, 주님께는 생명의 샘이 있고,
주님 빛으로 저희는 빛을 보나이다.”(시편36,10).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