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다 돌기 전에 ....... [김상조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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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광자 | 작성일2008-07-11 | 조회수588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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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대부분 이 말씀이 박해시대에나 해당되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앙인이 참으로 복음을 살려고 애쓰면 반드시 적이 생겨날 각오를 해야 한다. 예수님이 당신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예수님처럼 복음 말씀대로 살면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것들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행사를 하다 보면 늘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
음식 준비하는 일, 음식 내 놓는 일, 설거지 하는 일, 심지어 바닥에 떨어진 휴지조각 치우는 일도 늘 하는 사람이 하게 된다. 그랬던 사람은 집에 가서 생각해 보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왜 맨날 나만 일하는데?
아까 그 자매님은 빈 병 하나 좀 치워달라고 했는데도 그냥 가고 없데? 그래 놓고도 오늘 음식은 너무 많이 했네, 왜 이렇게 낭비하는지 모르겠네 하고 있으니, 참 내! 지들이 한 번 해보라지!’ 한 두 번 참다가 다들 뒹꽁무니 뺏던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그 때 그렇더라” 하고 말하면 어떤 반응이 올까? 다들 입을 꾹 다물고 있거나 한 마디 하더라도 “그래 그러면 안되지, 다 함께 거들어야지”하고 말하지만 속에는 불편한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적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럴 때 본당신부가 가끔 음식도 나르면 사람들이 황송해한다.
그러면서 어떤 분들은 “왜 신부님이 이러세요” 하면서 내가 들고 가던 짐을 뺏앗아 자기가 들고 나르기도 한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0,26-28).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 섬기라는 말씀을 하신 까닭은
그 당시 지도자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때문이었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루카 11,43) 그런데 지금 우리 교회에서 높은 자리 있는 사람들이
종의 자세로 일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그렇게 할라고 치면 사람들이 나서서 막는다. “아니, 회장님이!... 아니, 신부님이 왜 이런 일을...”하면서 종이 되는 일을 막는다. 지도자는 그렇게 대접받는 것이 좋아서 한 두 번 해 보다가 포기하고 만다. 박해시대에만 복음말씀이 박해를 받는 것이 아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오날날에도 엄연히 복음말씀은 박해를 받고 있다. 복음 말씀대로 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복음에 대한 박해다. 그리고 그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무서운 것이다. “너희가 이스라엘 동네를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수요일 복음에 예수님이 제자들을 파견하는 대목에서
이방인들에게도 가지 말고 사마리아에도 가지 말고 먼저 이스라엘 백성중에 길 잃은 양들부터 찾아가라는 대목이 있다. 그 때 강론애에도 말했듯이 그 말씀은 먼저 믿는 사람부터 회개하고 복음 말씀대로 살아야 된다는 말씀이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은 “너희가 이스라엘 동네를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 즉 당신이 돌아올 것이라고 하신다.
우리가 우리 안에서 복음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완전히 이루어지기도 전에 벌써 그분이 심판하러 오신다는 말씀이다. 사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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