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매는 할머니"
왕성한 잡초
늦은비에 아닥아닥 신이 났어요
주름깊은 얼굴
하얀머리
꽃 단장 잊으신지 오래어도 임 보시기에 꽃이신지요
구슬같은 땀 방울에 옷 젖어도 모르시는듯
바랭이 한가족 뽑힌 고랑에 정정한 잡초
바닥에 달라붙은 어린지슴도
무적의 호미끝 찢겨 시드네
말끔한 단장
제땅 찾은 콩 넓은 앉은자리 풍성한 가을 앞 댕겨 보이지
매미소리 잔잔하게 울려퍼지면 가물가물 눈가로 졸음모이고
그늘 물소리는 청량도 한데
흐느러진 초목들 인사한다고 흐느적 허적 팔을 흔드니
햇님도 부끄러워 숨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잠시 쉬어서 하세요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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