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7월 22일 화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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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8-07-22 | 조회수1,263 | 추천수25 | 반대(0) 신고 |
7월 22일 화요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기념일 - 요한 20,1-2,11-18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영롱하고 찬란한 신제품, 마리아 막달레나>
유리병의 제조과정을 가까이서 지켜 본 적이 있습니다. 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규사, 소다회, 탄산석회 등의 원재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재료들을 고온으로 가열하여 녹인 다음,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고체화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유리입니다.
소주병을 만들려면 유리가 고체화되기 전에 틀로 흘려보내고 나서 서서히 냉각시키면 됩니다.
중요한 것 한 가지, 유리제품들은 파손되었다 할지라도, 때로 산산조각 났다 할지라도, 또 다른 유리제품의 원재료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멋진 유리제품이 한번 깨트려졌다 해도 언젠가 또 다른 아름다운 유리제품으로 재탄생이 가능하다는 것, 얼마나 근사합니까?
이런 재활용, 재탄생은 오늘 우리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한 주부가 귀한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요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합시다. 정성껏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귀한 손님인 만큼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아주 비싸고 멋들어진 수입품 고급 식기세트를 꺼냈습니다. 수저도 은수저입니다. 티스푼은 18K입니다.
다들 정성에 탄복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식사를 끝냈습니다. 이런 저런 음식물을 담느라 지저분해진 식기세트들, 주부로써 어떻게 하겠습니까?
한번 지저분해졌으니, 귀찮으니,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리겠습니까? 정신 나가지 않은 이상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값비싼 고급 식기 세트인 만큼 설거지 할 때도 아주 조심스럽게 다룰 것입니다. 혹시라도 접시 이빨이라도 빠질까봐, 혹시 금이라도 갈까봐 지극정성으로 금 쪽 같이 다룰 것입니다.
다음 기회에 또 다시 활용하기 위해 잘 건조시켜서 조심스럽게 진열장에 넣어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도 분명히 우리를 이렇게 다루실 것입니다.
우리가 한번 죄지었다고 해서, 우리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해서, 우리가 한번 옆길로 샜다고 해서, 우리가 한번 방황했다고 해서, 우리를 쓰레기통으로 절대 던져버리지 않으십니다.
당신의 부드러운 손길로 다시금 조심조심 우리를 닦아주실 것입니다. 우리를 고이고이 당신 품에 안으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찬란한 명품으로 재탄생시켜주실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마음은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의 삶 안에서 그대로 재현됩니다.
예수님을 만나 뵙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삶은 한 마디로 깨진 소주병이었습니다. 아주 산산조각 났습니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구제불능의 삶이었습니다.
그녀는 일곱 마귀가 들린 사람이었습니다. 하나 둘도 아니고 일곱이나 되는 마귀와 대적하느라 그녀의 심신은 완전히 바닥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녀의 삶에서 기쁨, 희망, 사랑, 감사...이런 긍정적인 단어들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녀 삶의 부서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주워 모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 자비의 용광로에 집어넣어, 당신의 뜨거운 사랑으로 가열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시키셨습니다.
그 영롱하고 찬란한 신제품이 열두 사도 못지않은 열성 여제자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18번 / 주여 당신종이 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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