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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사랑만으로 행복한 이들" - 2008.7.16,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23 조회수520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7.16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이사10,5-7.13-16 마태11,25-27

                                            
 
 
 
"하느님 사랑만으로 행복한 이들"
 
 
 


아침성무일도 시 첫 후렴 시편 구절입니다.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여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시편86,4).

주님을 향해 살 때 참 기쁨이요 참 행복입니다.
아버지를 알고 그 아드님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것이
구원이요 영원한 생명입니다.
 
하느님을 믿는 우리들 삶의 유일한 목적은
아버지를 알고 참 나를 아는 것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하느님을 모르고 나를 모른다면 얼마나 허망할까요?

요즘 아침 산책 때 마다 보는,
막 피어나기 시작한 연분홍 메꽃들과 연노랑 달맞이꽃들
청초하기 이를 데 없어 이런 글을 써 보았습니다.

아침 이슬 머금은
연분홍 메꽃들
연노랑 달맞이꽃들

아무도 보아주는 이
알아주는 이
없어도

하늘 사랑 만으로
행복해
저리도 청초한가 보다.
 


하느님 사랑만으로 행복한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하느님만을 찾기에 갈림 없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비단 수도자들뿐 아니라
영성생활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갈망이기도 할 것입니다.
 
복음의 철부지들이 지칭하는 대상인 예수님과 제자들이
바로  아버지만으로 행복한 이들이었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한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얼마나 친숙한 아버지와 아드님 예수님과의 관계인지요.

소위 세상의 눈에 지혜롭고 슬기롭다는 교만한 이들에게는
하늘나라의 신비를 감추시고,
세상의 눈에 철부지들 같은 겸손하고 순수한 이들에게는
그 신비를 드러내 보이시는 아버지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똑똑한 바보들 가득한 세상,
철부지처럼 보이는 겸손하고 순수한 이들이
실상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어찌 보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 는 게 세상의 똑똑한 이들이요,
하느님 하나를 알아 모두를 아는
진정 지혜로운 이들이 철부지 겸손한 이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아버지와 유일무이한 관계에 있는 아드님 예수님을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를 알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철부지 같은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삼아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주신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영성체전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가 그 절정입니다.

‘하느님의 자녀 되어 구세주의 분분대로 삼가 아뢰오니’ 라는
사제의 권고에 이어 예수님처럼 우리도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간절히 주의 기도를 바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철학의, 종교의 절대자 하느님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이고 우리는 모두 아버지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니 이 아버지를 사랑하여
아버지의 뜻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없습니다.
 
또 이런 겸손한 이들을 당신의 도구로 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예수님이 그랬고 제자들이 그랬습니다.

“불행하여라, 내 진노의 막대인 아시리아!
  그의 손에 들린 몽둥이는 나의 분노이다.”

오늘 1독서에서
무도한 이스라엘 백성을 징치하라 보낸
하느님의 도구인 아시리아가
교만으로 이 하느님의 도구 역할을 망각했을 때
주님의 심판이 예고됩니다.

“주 만군의 주님께서는
  그 비대한 자들에게 질병을 보내어 야위게 하시리라.
  마치 불로 태우듯 그 영화를 불꽃으로 태워 버리리라.”

무지와 교만으로 하느님의 도구 역할을 망각함으로 자초한 화입니다.

아버지와 우리의 사랑과 신뢰의 관계 깊어질수록
순수하고 겸손한 철부지 우리들입니다.
 
이런 우리들에게 선명히 부각되는 아버지의 뜻이요,
하느님의 도구로서의 역할입니다.
 
세상의 눈에 바보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상 지혜롭고 슬기로운 하느님의 사람들인 우리들입니다.
 
우리 수도자는 물론 참으로 믿는 모든 이들이 지향하는 삶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겸손하고 순수한 철부지 같은 우리들에게
하늘나라의 신비를 드러내 보이시어
영적부자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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