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7.25 금요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 2코린4,7-15 마태20,20-28
"질그릇 속의 보물"
아침시편성무일도 중 한 구절입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솟아오르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솟나이다.”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주님 주신 빛과 기쁨의 보물 있어 주님의 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은 야고보, 요한 형제는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묻습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영역입니다.
주님의 잔을 마시는 순교적 삶의 과정에 충실하면 됩니다.
주님의 오른쪽, 왼쪽 자리의 결과는
우리 영역이 아닌 하느님의 고유 영역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순교적 삶입니까?
순교자의 후예요 살아있는 순교자라는 수도자는 물론이고
믿는 모든 이들의 참 적절한 물음입니다.
고맙게도 주님은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서 잘 가르쳐주십니다.
“너희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바로 주님을 닮아 섬기는 종의 삶이 순교적 삶입니다.
좋은 공동생활을 위해 공동체의 지도자는 물론이고
공동체 모든 형제들이 지켜야 할 삶의 핵심 지침입니다.
우리에게 영성과 직분이 있다면
섬김의 영성, 섬김의 직분 하나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여 베네딕도 규칙에서도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 정의합니다.
‘기도하고 일하라’는 성 베네딕도회 수도가훈을 따라
기도와 일로 주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입니다.
주님은 이런 순교적 섬김의 삶을 살 수 있는 엄청난 힘의 보물을
질그릇 같은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여 바오로의 말씀처럼
온갖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고 순교적 섬김의 삶에 항구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질그릇 같은 우리 안에
순교적 섬김의 삶을 살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의 보물을 선사하십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시편126,5).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