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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
이미경
작성일
2008-08-07
조회수
977
추천수
20
반대
(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8월 7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Get behind me, Satan! You are an obstacle to me.
You are thinking not as God does, but as human beings do.
(Mt.16.23)
제1독서 예레미야 31,31-34
복음 마태오 16,13-23
어떤 자매님이 결혼하여 시부모님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 앞마당에는 높이 30Cm쯤 위로 솟아 있는 모양새가 별로 안 좋은 바위 하나가 박혀 있었지요. 잔디를 깎을 때 늘 방해가 되었기 때문에, 하루는 남편에게 “여보, 저 바위를 파내버리면 안 되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남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
“안 돼. 그 바위는 옛날부터 거기에 있었어.”
남편의 이 대답에 시아버님도 동조합니다.
“그 바위는 상당히 깊이 박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껏 아무도 그것을 파내지 못했지.”
그래서 그 바위는 계속 그 자리에 큰 바위로 여겨지면서 당당하게 존재해 왔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시아버님도, 또 남편도 주님 곁으로 가고 혼자 집을 지키게 되었지요. 부인은 외로운 마음에 틈만 나면 집안 여기저기를 손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바위 주변을 보니, 잡초들이 마치 부스럼 딱지처럼 무성해서 무척이나 흉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부인은 그 바위를 파내겠다는 큰 결심을 합니다. 즉, 하루 종일 애쓰면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히리라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일은 어처구니없이 곧바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글쎄 남편도, 시아버님도 도저히 빼낼 수 없다는 바위가 단 5분 만에 빠져나온 것입니다. 아주 깊숙이 박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던 이 바위는 글쎄 땅 속에 30Cm 정도밖에 박혀있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 바위는 시아버님도 빼낼 수 없다고 말했듯이, 그 자리에 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지요. 조상님들은 그 바위를 파내려고 했지만 결국 파내지 못했다고 믿고 살아왔지만, 사실은 그랬을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아무도 직접 파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스스로 겪어보지도 않고서, 그럴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들. 그러면서도 자신의 뜻만을 내세우는 모습들이 어쩌면 우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0년 전의 베드로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예수님으로부터 ‘베드로’라는 이름을 받고 하늘 나라의 열쇠까지 받은 베드로였지만, 예수님의 수난 예고에 주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막연한 추측만을 강조함으로 인해서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는 말을 예수님께 듣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 역시 정확하지 않은 막연한 추측을 내세워 내 뜻만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막연한 추측이란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주님의 뜻에 맞게 생활하는 것, 이 모습만이 베드로처럼 예수님께 칭찬을 받고 상을 받을 수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추측에 얽매이지 맙시다.
탐욕의 열차에서 내리기(박원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중에서)
“박 변호사. 돈 그만 벌고 이젠 눈을 좀 돌려 봐. 외국에도 한번 나가 보고.”
병실에 누운 조영래 변호사가 나에게 말했다. 후배 법조인에게 가장 존경받는 선배로 꼽히는 그가 갑자기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을 간 길에서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물음을 하나 얻게 된 것이다.
그랬다.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나는 어느새 부자가 되어 있었다. 기사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탔고, 다른 사람들은 뭔지도 모르는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제법 큰 단독 주택에서 여유 있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스스로를 꽤 건전한 부자라고 자부했다. 여러 단체에 크고 작은 돈을 내고 있었고, 주변의 어려운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주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런 고민 없이 부자가 되기를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그 열차에서 내리기로 했다. 1991년, 나는 모든 일을 중단하고 유학 길에 올랐다. 그리고 돌아온 뒤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우선 다시는 부자로 돌아가지 못했다. 아니 부자는커녕 가지고 있던 돈 다 까먹고 더 이상 벌지 못하는 가난하고 험난한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제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애용한다. 사실 기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밥을 먹을 때 기사 혼자 기다릴 생각을 하면 마음이 좋지 않았고 밤길을 달릴 때는 혹시 저 사람이 조는 건 아닐까 걱정하고 살폈다. 이제 지하철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으면 몸도 마음도 편해진다.
티베트 사람들은 죽을 때 함께 가져갈 수 없는 건 재산으로 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살아생전에 물질을 두고 네 것, 내 것 아웅다웅 다투지 않는단다.
우리라고 그걸 모를까? 다만 탐욕이라는 열차의 속도에 파묻혀 잊고 있을 뿐. 따지고 보면 ‘내 것’이라고 믿는 것들도 진정한 ‘내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백하건대 그 단순한 진리를 한 조각쯤 맛보면서 나는 훨씬 더 풍요롭고 행복해졌다. 그리고 나는 지금 무엇보다도 한때 내가 몸담은 그 부질없는 탐욕의 열차를 다시 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깊이 안도하고 감사한다.
Sweet Return - Hilary Sta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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