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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 21일 야곱의 우물- 마태 22, 1-14 묵상/ 초대받은 사람들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1 조회수737 추천수5 반대(0) 신고
초대받은 사람들

(필자가 묵상한 구절을 중심으로 싣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중략)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마태 22,1-­14)
 
 
 
 
◆오늘도 언제나처럼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교실 문을 열었다. 평소 차분하게 인사를 건네던 아이들이 “선생님! 선생님!” 하며 큰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마치 내가 빨리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 녀석들, 인사부터 해야지!”,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쾌활한 성격의 명재가 앞장서서 나의 허리춤을 잡았다. “왜 그래? 무슨 일인데 그러니?”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뭐라고 소리를 질러 댔다. “오늘이 기선이 생일이래요!”, “선생님, 기선이 생일 선물은 뭘 주실 거예요?”, “오늘 기선이 집에서 생일 파티를 한대요. 선생님도 가실래요?”, “생일 파티에 오라는 초대장도 받았어요.”
 
토요일 1시, 교실을 정리하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있는데 교실 뒷문 쪽에 주은이가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주은아! 집에 안 가고 뭐 하니? 뭐 잃어버린 게 있니?” 하며 주은이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책가방을 등에 멘 채 아무 말 없이 발로 교실 바닥만 차고 있었다. “주은아, 얼른 집에 가야지! 엄마께서 기다리시겠다.” 한참을 망설이던 주은이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근데요.” 입은 열었는데 여전히 무슨 일로 남았는지를 밝히기가 매우 어려운 듯했다. “그래, 무슨 일이야? 말해 봐!” 무릎을 굽혀 주은이와 눈을 맞추며 손을 잡고 다정하게 다독였다.
 
내 눈을 지그시 바라보던 주은이가 결심한 듯 눈에 힘을 주고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 기선이 집에 전화 좀 해주시면 안 돼요?”, “기선이 집에? 왜? 할 말이 있니?”, “아니요, 기선이 생일 파티에 저도 가고 싶어서요.” 귀여운 새침데기 주은이는 남자처럼 개구진 구석이 있어 2학년짜리 남자아이들에겐 인기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생일 파티에 초대를 받지 못했나 보다.
“기선이가 널 생일 파티에 초대하지 않았니?” 주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기선이가 주은이를 깜빡 했나 보다”, “그래서요, 선생님이 기선이 집에 전화 좀 해주세요”, “초대를 하지 않았지만 기선이 집에 가고 싶니?”, “예, 저도 가서 축하해 주고 싶어요.” 초대하지도 않은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가도 되는지를 알아봐 달라는 작은 아이, 친구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어하는 아이의 작은 소망.
 
기선에게 전화를 하자 기쁜 마음으로 주은이를 초대했다. 얼굴이 활짝 밝아진 주은이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달려갔다. 이것이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다. 우리도 주님 앞에 이런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가만히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해 본다.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선택하였다.”
김정임(인천 인동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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