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21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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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신희상 | 작성일2008-08-23 | 조회수531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연중 21주일 / 조재형가브리엘 시흥5동 성당 주임신부
제게는 열쇠가 5개 있습니다. 사무실, 사제관, 상담실, 제의실, 자동차 열쇠가 있습니다. 모두 열쇠가 없으면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컴퓨터나 은행 통장은 비밀번호가 있습니다. 이런 비밀번호가 없으면 컴퓨터를 사용하기 힘들고, 은행 업무를 보기도 어렵습니다. 어떤 분은 비밀번호가 많아서 비밀번호만 따로 적어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열쇠라는 것은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도구입니다. 나를 들어올 수 있도록 허가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열쇠를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어려운 일이 생깁니다. 여분의 열쇠가 있으면 복사를 하기도 하지만 여분의 열쇠가 없으면 전문가를 불러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문을 여는 열쇠가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문을 여는 열쇠도 있습니다. 경색된 남과 북의 긴장을 푸는 열쇠는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몇 달째 정상화 되지 못하는 국회를 정상화 시켜서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하는 열쇠는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굶주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의 고통에서 벗어나 사람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이혼을 결심하고 짐을 싸려는 배우자가 예전의 사랑을 회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욕심 때문에 가족도 친지도 모른척하고 연락도 끊어버린 형제의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분열과 다툼, 미움과 분노를 넘어서 상생과 화합, 일치와 나눔으로 가는 열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생각합니다. 그런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더 데레사는 모든 것을 나누는 희생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선우경식 요셉의원 원장님은 세속의 성공과 명예보다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먼저 선택하는 사랑의 열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보면 굳은 일, 힘든 일을 늘 앞장서서 하는 봉사의 열쇠를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다른 모든 일을 하기 전에 먼저 하느님께 의지하고 하느님께 청하는 기도의 열쇠를 가진 분도 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신앙이라는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신앙의 열쇠는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 어둠에 빛을 ,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주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나의 문제를 내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제자들은 저마다 대답을 합니다. ‘예언자 중의 한분, 엘리야, 죽은 요한’ 등등의 대답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에게 또 다른 문제를 내십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사실 제자들은 주님을 따라 다녔지만 한 번도 심각하게 주님이 누구인지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저마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목적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자는 예수님께서 높은 자리에 오르면 그 옆에서 한 자리 차지하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어떤 제자는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집에서 쉬고 있는데 친구들이 함께 가자고 해서 왔는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제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분의 인격에 매료되어서 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오늘 아주 정확한 대답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이 대답에 만족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칭찬과 더불어 선물을 주십니다. ‘사람의 몸과 피로는 이것을 알 수 없다. 오직 하느님께서만 이것을 알려 주신다. 너는 바위이다. 나는 이 바위위에 나의 교회를 세운다. 죽음의 힘도 이것을 어기지 못한다. 나는 너에게 천국의 열쇠를 준다. 무엇이든지 땅에서 묶으면 하늘에서도 묶일 것이다. 또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교우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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