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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투자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4 조회수549 추천수7 반대(0) 신고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또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는 예수님의 물음은
오늘도 계속되는 질문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끊임없이 또 물으실 것이다.
“천주교 신자가 무엇하는 사람이냐?”
“성당에 다니는 너희를 두고 사람들이 뭐라고 하더냐?” 등등.
베드로가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했듯이,
우리도 뭔가 대답할 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가끔 앞으로 날씨가 어떨지 알아볼 때가 있다.
주로 야외로 놀러갈 때일 것이다.
특히 본당 여름 행사 때면 반드시 이 날씨정보를 알아보고 가야 한다.
그런데 비올 확률이 얼마쯤 되어야 우산을 들고 나갈까?
10%? 20? 50? 대부분은 50%이상 되어야 우산을 챙길 것이다.
그 이하면 우산도 짐이라고 들고 가지 않는다.
비가 조금 오거나 잠시만 올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대부분은 보다 더 큰 확률에 투자를 하게 마련이다.
100% 확실한 곳에 투자하지, 1%도 안되는 곳엔 투자하지 않는다.
그랬다간 쫄닥 망하고 말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좀 다른 것 같다.
예수님도 언제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고민하신 것 같다.
적당한 때가 되자 제자들에게 물으신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
그리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하자.
예수님은 아주 놀라운 말씀을 하신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긴다.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
베드로에게 엄청나게 큰 투자를 하신 것이다.
하지만 베드로가 그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을까 싶다.
예수님이 붙잡혔을 때, 꽁지빠지게 도망쳤던 사람이고,
세번씩이나 예수님과 자기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잡아떼었고
그것이 거짓말이라면 천벌이라도 받겠다는 맹세까지 하였다.
평소에도 성격이 급해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사람이었다.
“선생님이 어떻게 제자 발을 씻을 수 있습니까?
그럴순 없습니다. 절대 제 발은 씻지 못하십니다.” 했다가
예수님이 “그러면 너는 이제 나 하고 아무 관계가 없다.”하시니까
금방 말을 바꾸어서 “그렇다면 제 발만 씻지 마시고 머리까지 씻어 주십시오” 하였다.
이렇게 덤벙대는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모든 걸 맡기겠다며 투자하셨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예수님은 우리처럼 적어도 50%이상,
가능하다면 최대한 100%에 가까운 가능성이 보일 때만 투자하시는 것이 아니라,
단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투자하시는 것 같다.
정말 우리들과는 너무 다르다.
우리 대부분은 포기하고 무시하는 1%에 예수님은 투자하신다.
얼마나 바보같은가? 하지만 또 얼마나 멋진 분인가?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곳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
그것은 그분 앞에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을 것 같은 나에게 또 여러분에게
하느님이 어떤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뜻이고
그것을 위해 당신의 전부를 바쳐 투자하신다는 뜻이 아닌가?
얼마나 영광스럽고 또 감동적인가?
그래서 예언자 이사야는 이렇게 말한다.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옳다고 생각하는 그것에 자신의 전부를 던지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너무나 장하고 멋진 일이다.
지금 올림픽에서 보여주는 선수들의 면면이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소년 박태환은 천식으로 운동을 포기해야 마땅했던 사람이었다.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마자 대놓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과연 이들이 10년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확률은 얼마나 되었을까?
희박했고 그야말로 꿈에 지나지 않았겠지만
그 희박한 가능성에 온 몸을 던져 투자하는 모습은 너무나 장하고 멋지다.
그런데 예수님이 바로 그렇게 우리에게서 정말 건지기 힘든 가능성을 기대하시며 투자하셨다.
당신 몸이 십자가 위에서 커다란 대못에 펑펑 찔리면서까지
우리들 안에 있는 아주 작고 희박한 가능성에 당신 전부를 투자하셨다.
여러분은 자신이 얼마만큼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100% 투자할 가치가 있는 사람들인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투자하십시오. 보장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가?
만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상당히 교만한 사람일 것이다.
사실 각자 자신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보잘 것 없게 여겨질 것이다.
그래서 가끔씩은 우울해지고 실의에 빠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실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이 그런 나에게 투자해 주신다.
덜렁대는 베드로한테도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신 것처럼, 나에게도 투자해 주신다.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 스스로 자기에게 포기하고 게을러지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포기한 사람에겐 아무리 예수님이 투자해도 일어설 가능성이 없다.
예수님이 투자하셨으니,
이제 우리도 우리 자신의 자신의 1%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해 주어야 한다.
서로 서로에게 투자하고 서로 서로를 격려해 주어야 한다.
먼 장래를 위해 지금 이 시간에 투자해야 하고,
지금의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한다.
그분이 나에게 투자하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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