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 터는 할머니 (2)"
농가 비전은 존엄하게 펼쳐 있고
삶의 경전은 주름 늘린다
구븐 허리 느릿한 할머니 시름에
싸락눈 처럼 쏟아지는 참 깨
영역을 이탈 했다고
바늘귀도 못 찾으시면서
투박한 손끝으로 깨 알을 줍는다
밤이 지새는 줄 모르고 우짖던
사랑 놀음에
제짝 못찾은 기똘이 깨 단 속으로 숨었다가
할매 시력은 못 미덥다고
같이 달음질 치며 눈 흘기는 풀무치
이 둘만
6. 25 사변을 맞나보다
우리 여기 있다고 이리 저리로
무심한
계절은 하두 오 가길래
가는 세월이야
의미있겠니
침침한 눈 으로 미물인 니들이 보이기나 하겠어
/ 레오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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