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참 인간, 참 자유인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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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8-09-06 | 조회수771 | 추천수13 | 반대(0) 신고 |
9월 6일 연중 제22주간 토요일-1코린 4장 6-15절
“사람들이 욕을 하면 축복해주고, 박해를 하면 견디어 내고, 중상을 하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참 인간, 참 자유인>
인간이란 존재, 생각할수록 특별하고 재미있습니다. 인간이 여타 생명체와 확연하게 구분되는 우월성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로 인해 인간은 참으로 인간다워집니다.
육체는 비록 제한된 여건 안에 살아가지만, 그의 정신, 영성, 내면세계를 무한대로 확장시켜나갈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간만이 지닌 우세함입니다.
굵은 밧줄로 육체를 꽁꽁 묶어둔다 할지라도, 좁디좁은 감방 안에 육체를 가둔다하더라도, 우리 인간은 내적으로 자유로울 수가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외부로부터 다가오는 그 어떤 충격이나 상처에도 우리 인간은 자유로울 수가 있습니다.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서 있으면, 자기중심을 똑바로 잡고 서 있으면 그 누구도 우리를 지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인 코린토1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을 묵상하면서, ‘참인간’ ‘참자유인’으로 살아가셨던 분들이 사도들이셨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다음 말씀을 한번 들어보십시오.
“지금 이 시간까지도, 우리는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고 집 없이 떠돌아다니고, 우리 손으로 애써 일합니다. 사람들이 욕을 하면 축복해 주고, 박해를 하면 견디어 내고, 중상을 하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쓰레기처럼, 만민의 찌꺼기처럼 되었습니다.”
보십시오. 사도들 삶의 적나라한 실상을. 그들의 삶은 연회와 호의호식이 계속되는 호화판 삶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나날은 연일 웃음꽃이 활짝 피는 화기애애한 날들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복음 때문에, 예수님 때문에, 늘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고 떠돌아다니고, 사람들로부터 욕설을 얻어듣고 박해와 중상을 당하던 괴로웠던 날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계속되는 목마름, 헐벗음, 고초와 욕설, 박해와 중상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자세는 너무나도 당당합니다. 의연합니다. 자랑스러워합니다.
결국 그들은 무수한 고통 가운데서도 낙담하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기뻐하고 자랑했으며 긍지를 지녔습니다.
자신의 내면에 영적 참자아가 굳건히 서 있는 사람은 타인들이 아무리 적대시하고 헐뜯는다하더라고 상처받지 않습니다. 그의 내적 공간은 온통 그리스도로 꽉 차 있기에 밖에서 입히는 상처가 그의 내면 안으로 스며들어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한 하느님 체험이 우리를 참 자유에로 이끕니다. 하느님께서 정말로 우리 안에 계시면, 하느님만으로 충분하기에, 그 어떤 강력한 외부의 공격이라 할지라도 초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입니다.(안셀름 그륀,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 성서와 함께, 참조)
“어느 것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아무 것에도 놀라지 마십시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하느님은 변치 않으십니다. 인내가 모든 것을 얻게 합니다. 하느님을 모신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으니 하느님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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