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예수님은 훌륭한 패배자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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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 작성일2008-09-07 | 조회수56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서로를 사랑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친하고 가까운 사이에서도 경쟁을 하고, 질투를 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많이 본다.
이겨라! 무엇이든 최고가 되어라! 당신이 더 재주가 많고 고상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라! 경쟁에 뒤지지 말라! 자신을 과시하라! 단 한 번의 승리로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당신이 나에게 훌륭한 패배자라는 것을 보여주면 나도 패배자라는 것을 당신에게 보여주겠다.
이러한 구호들은 우리들이 보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문화와 심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이다. 우리들은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을 이겨라, 다른 사람을 능가하라, 다른 사람을 속여라 하는 말들을 귀가 따갑게 들어왔다. 이 때문에 이 세상에 경쟁이 있고, 폭력이 있고, 질투가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무한 경쟁 속에서 살고 있고 삶의 의미를 성공에서 찾고 있다. 우리들이 성공하면, 이기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아야 비로소 삶이 채워지는 것 같이 보인다. 자신이 생각해도 대견스럽고, 자신감에 차게 되고, 가치있는 삶을 사는 것 같다. 반면에 남보다도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되면, 건강한 자아상을 유지하지 못하여 안달을 하게 된다.
두 경우 모두 끊임없이 질투와 싸우고 불만족으로 전전긍긍하게 된다. 우리들은 재주가 많은 사람, 잘 생긴 사람, 권력가, 부자, 성공한 사람, 유명인사, 승리자들을 부러워하고 또 몰래 시기한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재능과 아름답지 못함과 이루지 못함을 그들의 성공과 비교하여 자기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벌써 이 건전하지 못한 경쟁심리의 병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물론 학교에 가기 전에도 그랬지만 학교에 가고 난 뒤에는 본격적으로 성공해야 하고 다른 사람과 달라야 한다고 배웠다. 그리하여 튀어야만 했고, 반에서 일등을 해야 했고, 가장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어야 했고, 옷을 가장 잘 입어야 했고, 가장 잘 생겨야 했고, 가장 노래를 잘 해야 했고, 가장 인기가 있어야 했고, 가장 경험이 많아야 했고, 가장 여행을 많이한 사람이 되어야 했고, 자동차 영화 역사 성(性) 유명한 배우 등을 가장 많이 알아야 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른 사람들을 이겨야만 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이디어가 남달라야 했고 남보다 뛰어나야 했다. 이러한 잡다한 생각들이 우리들 안에 깊숙이 뿌리 박고 있다. 이 때문에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폭력이 있고, 경쟁심이 있고, 질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먼저 우리가 다른 사람을 능가해야 하는데 어떻게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존경하고 동등하게 생각하면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성공할 때마다 질투와 분노가 따르는데 어떻게 서로 사랑할 수 있겠는가? 너무나 경쟁심리가 강한 나머지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볼 수 없는데 어떻게 서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하려면 자아(自我)를 죽여야 한다. 사랑하려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그 사람의 재능과 성공을 시기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삶을 증진시키는 촉매로 생각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성공에 편승하지 않고 또 다른 사람의 재능을 이용하려고 하지 않고 자신을 계발하기 위하여,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기 위하여,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하여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때문에 사람들을 승자와 패자, 성공한 사람과 실패자의 두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전자를 칭찬하고 증오하며 후자를 경멸한다. 또 이 때문에 우리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몸매, 머리모양, 지적능력, 옷 입는 것, 재능과 성공을 평가한다. 이렇게 등급을 매기게 됨에 따라 다른 사람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면 건강하지 못하게 되고, 우울하게 되고, 그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면 쓸데없이 자만하게 된다.
우리들을 이렇게 이간시키는 불가사의한 일은 자신이 남보다 특별해야 하고,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으면 좀처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질투심과 경쟁심과 폭력 속에서 살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이 악령을 우리들의 삶에서 몰아내야 한다.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 안에서는 경쟁심, 질투심, 폭력을 초월하여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 안에서는 남보다 더 뛰어나야하고 특별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다른 사람의 특별한 재능이 위협으로 보이지 않고 자신의 삶과 생명이 활기에 넘치게 된다.
무엇이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인가? 모든 사람들이 꼭 같이 특별하고 동등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무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낫지 않고, 아무도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다고 느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이 진리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에도 통한다.
개인이 이 진리를 받아들이면 우리들 사이에 질투와 경쟁과 폭력이 훨씬 덜 할 것이다. 국가가 이 진리를 받아들이면 세상이 경제위기와 핵(核) 파괴의 위험에 떨지 않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훌륭한 패배자로 비치게 되면 나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패배자로 비치게 된다.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용감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훌륭한 패배자이셨다. 당신을 낮추심으로써 우리 모두를 구원하셨다. 그리스도의 마음 안에는 질투와 경쟁심과 폭력을 초월하여 한 마음으로 묶어주는 씨앗이 있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묵상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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