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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들이기 - 수호천사 기념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1 조회수694 추천수9 반대(0) 신고

 

 

 

                        연중 제 26 주간 목요일 - 수호천사 되어주기

 

                                                                                      < 마태오 18, 1-5. 10 >

 

제가 보좌 신부로 있을 때의 일입니다. 그 날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사제관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40대 전후로 보이는 어떤 자매님이 면담을 하자고 하였습니다. 얼핏 보니 결혼을 못 한 것 같았고 그래서 좀 외롭고 날카로워 보였습니다.

그 자매님은 그 본당에 처음 온 것이라 했습니다. 그냥 성당 앞을 지나다가 갑자기 그 성당에 들어가 보좌신부를 만나보라는 마음의 움직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 안에는 마귀가 들어있다고 했습니다.

완전 전설의 고향 분위기였지만 기세에 눌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집무실로 들어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그 자매가 사는 곳을 틀리게 이야기 했더니 목소리까지 위협적으로 변하면서 그것도 못 기억하느냐고 했습니다. 저는 일면 겁도 났지만 기세에 눌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오히려 “당신은 한 번 들은 것은 다 기억하느냐?”며 야단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좀 수그러들었습니다.

물론 예상대로 노처녀였고 직업은 보험설계사였으며 마귀와 이야기도 하고 어떤 때는 밤에 함께 잠을 자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 자매님께 “사실 마귀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이 허락해서입니다. 내 자신이 허락하지 않으면 마귀는 물론 하느님도 내 안에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귀가 내 안에 들어오도록 허락한 이유는 외롭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사람이 외롭지 않게 관계 맺으며 사랑하도록 창조하셨지만 사람이 스스로 하느님을 버리고 외로워져서 마귀라도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어느 쪽을 받아들이느냐가 내가 어떤 사람이냐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자매님이 마귀를 버리고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싶다면 진정으로 그것을 원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로 돌아선다는 것은 교만과 육정과 욕심을 버리는 일입니다. 결국 자매님이 순종과 정결과 가난을 선택하시면 마귀는 떠나고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자매님이 지금 하시고 있는 것들을 계속 하신다면 마귀는 항상 자매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그 자매님은 자신이 교만하고 육체적인 욕망이 강하고 재물에 집착하는 것을 제가 놀랄 정도로 스스로 잘 알고 계시다고 고백하셨지만 다만 자신의 삶을 바꿀 것인지는 말씀하시지 않고 돌아가셨습니다.

  사람은 관계 맺고 사랑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사람은 홀로 완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혼인을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도 아버지와 아들이 성령님 안에서 하나가 되듯이 사람도 남자와 여자가 성령님 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창조하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세 분이셔야 완전한 것처럼 사람도 관계 안에서 완전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귀라도 받아들여 관계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의 가장 큰 책임은 자신에게 있지만 또 그 사람을 그렇게 외롭게 만들어버린 주위 사람들에게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하느님은 우리 자신들에게 천사 하나씩 함께 하도록 보내주셨습니다. 그 분은 천사가 없어도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지만 특별히 더 개인적인 사랑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우리에게 사랑하는 천사들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 천사들은 우리를 너무 사랑해서 안 좋은 일이 있으면 하느님께 그 모든 것을 잘 해결해 주시도록 청원하기도 합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

우리가 죽는 날까지 그 천사들은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 구합니다. 따라서 예수님과 성모님 이외에도 우리를 항상 사랑해주는 수호천사가 함께 있으니 우리는 외로울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믿지 않아 주위에 외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선은 우리들이 외로운 사람들에게 수호천사의 역할을 해 주어야합니다.

우리가 가장 사랑하기 힘든 사람들이 사실은 가장 사랑이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전대미문의 탈옥수 신창원도 학창 시절에 누군가 자신에게 칭찬 한 마디만 해 주었어도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수호천사들은 우리가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우리를 떠나지 않고 하느님께 우리를 위해 기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웃을 위해 수호천사가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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