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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복음 맛 들이기 - 연중 제 26 주간 금요일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02 조회수575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제 26 주간 금요일 -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 루카 10, 13-16 >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다가 동네에서 넘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머리가 땅에 부딪혀 매우 아팠습니다. 저는 잘 울지 않는 편이었는데도  마구 울었습니다. 아마 뭔가 억울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제 형과 동네 친구들이 저를 달래주었습니다. 그것이 비참했는지 저는 계속 울었습니다. 급기야는 형이 저를 집으로 데려왔고 그때는 이미 머리의 통증이 사라진 이후였습니다.

저는 울음을 그쳐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에 싸였습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지금 그쳐버리면 지금까지 울었던 것이 너무 창피한 것 같고 엄살을 부린 것처럼 보일까봐 그냥 아프지 않은데도 계속 울었습니다. 형이 그것을 눈치 채고 밖으로 나가버린 후에야 저는 울음을 그칠 수가 있었습니다.

  가끔은 그것이 아닌 줄 알면서도 고집 부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나 어린 애들이나 그러는 것이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그러면 안 될 것입니다.

예수님시대에도 고집불통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유다인 지도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수많은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믿으려하지 않았습니다.

마귀를 쫓아내었더니 예수님께서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 기적을 행한다고 합니다.

죽은 사람 셋을 살렸지만 그들은 죽은 사람들이 썩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짜고 쇼를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라자로를 일부러 바로 살리시지 않고 며칠 두었다가 무덤에서 썩은 냄새가 날 때에야 그를 살려주십니다. 그래도 그들은 믿으려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계속 하늘에서 내려오는 기적을 보여 달라고 청합니다. 예수님은 요나의 기적밖에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다고 하십니다. 요나의 기적이란 요나가 물고기의 뱃속에서 삼일 밤낮을 있었던 것처럼 당신도 땅 속에서 삼일 동안 묻혀 있다가 부활하는 기적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무덤을 지키던 경비원들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가서는 부활했다고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말하라고 합니다.

  이는 그들이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집을 꺾지 않으려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해 온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실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두고 예수님은 이렇게 경고하십니다.

“불행하여라, 너 코라진아! 불행하여라, 너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일어난 기적들이 티로와 시돈에서 일어났더라면, 그들은 벌써 자루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 회개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심판 때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고집도 있을 땐 있어야 합니다. 올바른 믿음에 대해선 목숨을 걸 정도로 고집을 부릴 줄 알아야합니다. 그래서 순교자들이 목숨을 바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지금까지 자신이 주장해왔던 것이 옳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면 그때는 재빠르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의견을 바꾸어야 합니다.

하느님만이 완벽하십니다. 하느님과 같이 완벽하여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만과 자존심 때문에 인정해야 하는 것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예수님께서 경고하신 고집 센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아우구스띠노 성인이 갓 들어온 수도자를 나무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오해로 밝혀지자 그 수도자 앞에 가서 엎드립니다. 그리고는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며 발로 자신의 머리를 밟으라고 합니다.

과연 우리는 우리가 잘못하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 자녀들이나 부하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고백할 수 있는 용기와 겸손을 지녀야 하겠습니다.

 

 

 

                 ☆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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