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서천에 갔었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야산에 올라갔다가 널따란 고구만밭 옆을 지나가는데
고구마잎 사이에 나팔꽃 비슷한 꽃봉오리가 눈에 들어 오는겁니다.
고구마밭에 웬 나팔꽃이지? 하고 들여다보니 고구마 줄기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감자꽃은 많이 봤지만 고구마꽃은 처음 보는지라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밭에서 나와 남편한테 얘길 했더니 아니라는 겁니다. 고구마는 꽃이 피지 않는다는겁니다.
아니라고, 진짜 고구마꽃이라고, 꼭 나팔꽃처럼 생겼다고 했더니 그럼 나팔꽃일거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도로 달려가서 꺽어다가 보여줬더니 무척 신기해 하더군요.
마침 옆 밭에서 일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시길래 꽃을 보여드리며 여쭤봤습니다.
"할아버지, 고구마도 원래 꽃이 피나요?전 처음 보거든요." 그랬더니 할아버지 말씀이,
땅이 좋지 못하고 척박한데서는 더러 핀다고 하시더군요.
집에까지 잘 가지고 올려고 종이컵에 휴지를 넣고 물을 부어서 뒷좌석에 고이 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오다가 휴게소에서 쉴려고 차를 세우고 들여다보니 꽃이 활짝 피었더군요.
이런 모습으로요, 꼭 나팔꽃 같아요. 남편보고 들고 있으라 하고 사진 찍었어요. 집에 오는동안
시들까봐서요.
집에 와서 물병에 꽂아 두고 다음 날 보니 처음 핀 꽃은 다 시들고 새로운 꽃 한송이가 필려고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오늘은 두송이가 피었어요. 하얀 뿌리도 많이 나와 있고요.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이 여러 개 있는데 아마 다 피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 고구마꽃이 피는건데 제가 촌사람처럼 호들갑 떠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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