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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4 조회수893 추천수11 반대(0) 신고
 

10월 24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 루카 12,54-59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게임중독의 원인 한 가지>


   요즘 저희 수도회에서는 총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총장신부님의 요청에 따라 모든 나라, 모든 관구, 모든 공동체에서는 약 1년여에 걸쳐 총회 분위기 안에서 생활합니다.


   총회를 개최하는 목적은 지난 6년간의 수도자적 삶이라든지,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사목적 봉사 등을 심도 깊게 점검하는 일입니다. 더불어 향후 6년간 중점적으로 노력할 목표나 이정표를 세우는 일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목표가 시대의 징표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 안에서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다양한 청소년 문제(파행적 입시제도, 피 말리는 경쟁구도로 인한 청소년들과 학부모들의 고통, 게임중독, 인터넷 중독, 청소년자살 등등)는 우리 살레시오 회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과연 무엇인가 머리 싸매고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돈보스코께서 이 시점에서 이 땅에 다시 오셨다면 과연 어떻게 처신하셨을까,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최근 자녀들의 심각한 인터넷 중독 증세나 게임 중독 증세로 인한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닌 몇몇 부모님들의 애타는 마음 앞에 저 역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무지 방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탈출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한 아이와 피시방에 갔을 때의 일이 기억납니다. 평소에는 잔뜩 주눅이 들어 늘 위축되어 살던 아이였는데, 피시방에 들어가면서 얼굴이 변하더군요. 갑자기 얼굴에 생기가 돌면서 환해졌고,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뭘 하는가, 가만히 봤더니, 전투를 하더군요. 현실 세계 안에서는 모든 것이 꼬이고, 모든 것이 불만족이었는데, 가상전투가 벌어지는 게임세계 안으로 들어가니 자신이 무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제왕이 되었습니다. 무수한 목숨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절대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그 가상 세계 안에 있는 동안은 정녕 얼굴 빛깔이 고왔습니다. 신이 났습니다. 행복해보였습니다.


   그러나 가상세계를 벗어나는 즉시 우리 청소년들에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입니까? 암담한 현실입니다. 짜증나는 일과입니다. 부담스럽기만 한 분위기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 청소년들은 자기만의 세계, 모든 것을 스스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것입니다.


   암담한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가상세계 안에서 마지막 탈출구를 찾는 청소년들임을 알고 나서 무조건 막는 것도 무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미칠 것입니다.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능력,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시대의 징표를 잘 파악하라고 당부하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우리는 다가오는 모든 상황들, 우리 앞에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주의 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종적인 바람인 세상과 인류 전체의 구원을 하느님께서는 당신 홀로 완수하고자 원치 않으십니다. 우리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고자 소망하십니다.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들의 신속한 개입을 필요로 하신다는 신호입니다. 도무지 해결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우리의 열렬한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슴 흐뭇한 경사가 생겼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함께 기뻐하고, 함께 즐기라는 신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서, 삶의 순간순간마다 우리와 함께 현존해계시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자취와 그분의 뜻을 조금씩 찾아나가는 우리의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432번 / 주여 날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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