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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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8-10-25 | 조회수802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10월 25일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 루카 13,1-9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그 집 대문>
수도자로 살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 제일 어려운 과제이면서도 가장 일상적인 과제, 가장 으뜸가는 과제는 바로 회개라는 것입니다.
회개는 이웃에게 큰 피해를 끼친 살인범이나 초대형 사기범, 방화범과 같은 중죄인, 윤리적으로 타락한 구제불능의 인간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려니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들에게도 회개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께 서원한 사람들,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사람들, 매일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하려는 사람들에게 더욱 필요한 과제가 회개라고 생각합니다. 착한 인간, 노력하는 인간,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하느님 안에 사는 신앙인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회개입니다.
또한 진정한 회개란 일생에 다 한번 큰마음 먹고 하루 날 잡아서 거창하게 치르는 그 무엇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으로 되풀이되어야할 일입니다. 결국 회개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도 일상적인 것이며, 지속적인 것입니다.
성인들의 전기를 한번 읽어보십시오. 그들이 언제나 하느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지 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그들이 자주 하느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등, 하느님과 잘 될 때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때로 철저한 "어둔 밤"도 수없이 겪었습니다.
하느님 부재 체험으로 인해 극단적인 고통을 겪으면서 괴로워하였고, 숱한 좌절의 순간도 맞이했었지요. 그러나 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의연하게도 다시 한 번 자신의 삶을 추스르고 시선을 하느님께로 돌리기를 수천 번도 더 반복했다는 것입니다.
인간관계 안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때로 넘지 말아야 될 선을 넘어 관계에 금이 가기도 하지만, 그래서 죽어도 안볼 것 같지만, 진정한 우정관계라면 돌아서서 후회합니다. 그리고 다시 다가가길 시도합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으로 회개하는 사람은 미우나 고우나 다시 한 번 하느님께로 발길을 돌립니다. 자신이 가는 길이 그릇된 길임을 알았기에 일단 멈춥니다. 그리고 하느님께로 삶의 방향을 전환시킵니다. 우리 자신의 길, 멸망의 길을 접고 하느님의 길, 구원의 길로 방향을 트는 것이 곧 회개의 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당신의 자세가 언제나 한결같으십니다. 언제나 우리를 향해 자신을 활짝 개방시켜놓고 계십니다. 그분의 대문은 우리를 위해 언제나 활짝 열려있습니다.
회개란 그분께서 우리를 위해 활짝 열어놓으신 그 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것입니다. 결국 진정한 회개란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얼굴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분을 향해 얼굴을 드는 것입니다.
진정한 회개를 위해 우리들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뉘우침과 눈물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열린 마음, 극진한 사랑을 보았기 때문에 너무나 기뻐서 찬미와 감사의 노래를 부르는 자세가 더욱 요청됩니다.
결국 하느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 지극한 자비로 인해 우리는 회개합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번 / 주 하느님 크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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