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전요셉 신부님의 복음묵상 맛들이기 - 연중 제 30 주간 월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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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8-10-27 | 조회수699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연중 제 30 주간 월요일 - 위선자
들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농부가 바위 틈새로 삐쭉 나와 있는 호랑이 꼬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집으로 줄행랑을 치고 싶었으나 호랑이가 자신을 쫓아올까봐 결국 그 꼬리를 움켜쥐고 말았습니다. 일단 호랑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해야 하겠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부터 바위틈을 사이에 두고 호랑이와 농부사이엔 필사의 힘겨루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런 상태가 얼마간 계속 되었을 때 마침 그곳을 지나는 중이 있었습니다. 농부로서는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농부는 중을 향하여 소리쳤습니다. “스님, 저기 있는 저 낫으로 이 호랑이를 찍어 죽여주십시오! 제가 이 꼬리를 붙들고 있는 한 스님에게는 절대로 위험이 없습니다.” 이 말을 들은 중은 근엄하고 온화한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농부여, 불교의 계율에는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지 말라는 계율이 있소이다. 당신의 처지가 딱하기는 하나 내 어찌 평생을 지켜온 불살생의 계율을 범할 수 있으리오.”하고는 아미타불을 연발한 뒤 자기 길을 갈려고 했습니다. 희망이 사라져 버린 농부는 이제 지칠 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쥐고 있던 꼬리를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부는 중을 향하여 “스님 저는 지금 너무 지쳐서 이 꼬리를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호랑이는 저나 스님 중 하나를 잡아먹을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 보시다시피 뼈와 가죽만 남은 저보다는 살이 퉁퉁한 스님을 잡아먹을 것이 분명합니다. 스님이 정말 계율 때문에 호랑이를 죽일 수 없다면 제가 잠깐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스님께서 이 호랑이 꼬리를 잠시 동안만 함께 잡아주십시오.” 이에 한참을 생각하던 중은 “그래 계율에 호랑이 꼬리를 잡지 말라는 것은 없으니 내 잠시 함께 잡아주지.”하면서 크나큰 자비를 베푸는 양 한껏 뻐기며 호랑이 꼬리를 잡았습니다. 농부는 중이 호랑이 꼬리를 확실하게 잡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잽싸게 꼬리에서 손을 떼고 말았습니다. 이에 당황한 중은 순간적으로 소리쳤습니다. “여보게 제발 부탁이니 저기 저 낫으로 이 호랑이를 찍어 죽여주게.”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농부는 빙그레 웃으면서 “스님 저희 집안도 사실은 대대로 불교를 믿어온 집안인데 이제 와서 불살생의 계율을 어길 수 없으니 혹 이곳에 살생을 예사로 여기는 망나니가 지나가거든 그때 부탁을 해 보시지요.” 하고는 농부는 휘파람을 불면서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이는 자신의 일에는 계율을 따지지 않으면서 남의 일엔 이것저것 따져가며 아무것도 해 주려하지 않는 위선자들을 풍자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위선자 회당장을 만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팔 년 동안이나 병마에 묶여있던 여인을 안식일에 고쳐주십니다. 그랬더니 회당장은 규율대로 안식일엔 일을 해선 안 되니 다른 날 병을 고치러 오라고 합니다. 당시엔 병을 고치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그의 위선을 이렇게 드러내십니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위선은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회당장처럼 언젠가는 다 들어나게 되어있습니다. 내가 하고 있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우리들이 되지 맙시다. - 로마에서 공부하시는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묵상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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