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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다 보면 믿음의 어두운 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롤하이저 신부님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8 조회수696 추천수2 반대(0) 신고

마더 데레사의 회고록이 출판됨에 따라 사람들은
그녀가 선종(善終)하기 전 50년 동안 그녀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려고 고군분투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하느님의 존재를 의심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에 그녀를 따르던 사람들은 혼란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마더 데레사가 정말 그랬을까요?
어떻게 그렇게 포용력이 있고 믿음이 깊어 보였던
그녀가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고 하느님의 계시를 알지 못했을까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양쪽 다 믿음만큼 깊은 근저(根底)에 있는 영혼의 어두운 밤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신비주의자들은 마더 데레사가 그러했다는 것을 더욱더 믿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마더 데레사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으며 영성이 충만했으며
자신의 자유의지를 모두 하느님께 맡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일이 그녀에게 생겼다는 것을 아무도 믿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말로 영혼의 어두운 밤을 느꼈을까요? 
 
 도대체 영혼의 어두운 밤이란 무엇인가요?
영혼의 어두운 밤이란 과거에 느꼈던 하느님의 현존이 사라져버리는 경험입니다.
삶 속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하느님의 현존을 도저히 느끼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못하고 상상하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더 이상 하느님의 현존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 같이 느끼고 심지어는 무신론자처럼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고 돌아 가신 것처럼 느껴지고 환상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오로지 상상이나 느낌 속에서만 그러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결코 사라지시거나 없어지시지 않습니다.
사라지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예전의 느낌과 하느님의 현존을 상상하는 능력입니다.
 
 하느님은 우리들의 느낌과 상관 없이 존재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은 때때로 하느님이 계시는 것처럼 느끼며
그것이 사실인양 착각할 때가 많습니다.
또 어떤 때에는 우리들의 머리와 가슴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하느님의 현존을 생각하지 못하고,
상상하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여 엉뚱한 생각을 할 때가 있으며
아무리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을 상상하려고 해도
마치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같이 느끼면서 우울하게 느끼고 허무하게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영혼의 어두운 밤을 각오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어두운 영혼의 밤을 경험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무척 괴로워하시며
하느님께서 당신을 버리신 것 같은 느낌을 울먹이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당신께서도 생각하지도 못하고 느끼시지도 못하셨던 불가지론자 같은 행동이
한 순간 현존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지만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때의 당신의 그러한 생각은 의심이 아니라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은 무신론자가 끝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시작이 됩니다.
 
 우리들이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느끼셨다는 것을 알았다면
마더 데레사가 그렇게 느꼈다 해도 전혀 놀라지 않았을 것입니다.
헨리 뉴엔은 보통이 아니셨던 그의 어머니의 선종을 지켜보면서
어머니가 고뇌에 차서 하느님이 자신을 버리는듯한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무척 충격을 받고 놀랐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내 어머니가 어떻게 그런 말씀을 감히 하실 수가 있었을까?
뒤에 묵상을 하면서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예수님처럼 어른이 되어 죽으시기까지 매일 기도를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어 주셨고 어머니에게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어두운 밤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것은 믿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앉아서 기도하면서 하느님께서 정말로 계시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순간 당신의 머리와 가슴은 당신의 믿음이 굳건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어두운 밤에 침대에 들어 누어서 진심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려고 노력했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러면 두려움에 가득 차서 나의 믿음이 깊지 않구나. 마치 무신론자 같아!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 날 당신의 믿음이 약해집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앞의 예에서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뒤의 예서는 믿음이 약했던 것일 뿐입니다.
당신이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은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느냐 계시지 않느냐 하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십시오.
믿음의 어두운 밤이 오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우리들이 믿음의 어두운 밤을 만나게 될까요?
왜 하느님께서 현존을 감추시는 것처럼 보일까요? 
우리들은 삶 속에서 선(善)을 생각할 때도 있지만 속(俗)은 우상을 믿게 만들게도 합니다.
 
 더 깊은 믿음을 바라면서 왜 하느님께서 내게 더 가까이 오시지 않는가 하고 울부짖으면
하느님께서는 성경에 있는 대로 몇 번이라도 꼭 같은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너희들이 전심(全心)으로 나를 찾으면 즉 모든 것을 비우면
바로 너희들의 마음 속에서 하느님을 잘 못 생각한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롤하이저 신부님의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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