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0.30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에페6,10-20 루카13,31-35
"천하무적(天下無敵)"
아침 성무일도 독서 시 지혜서의 후반부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와 함께 사는 사람만 사랑하신다.
지혜는 해보다도 아름답고
어떠한 별자리보다 빼어나며
빛과 견주어 보아도 그보다 더 밝음을 알 수 있다.
밤은 빛을 몰아내지만 악은 지혜를 이겨내지 못한다.”(지혜7,28-30).
지혜가 상징하는바 하느님이자 주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자체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이들을 사랑하시며
당신의 무기로 무장시켜 주십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삶의 전쟁입니다.
바오로 시대나 오늘이나 똑같습니다.
악마들이 횡행하는 시대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악마에 유혹받아 영육의 부상으로 앓고들 있는지요.
사도 바오로의 다음 말씀에 더욱 공감합니다.
“주님 안에서 그분의 강한 힘을 받아 굳세어 지십시오.
악마의 간계에 맞설 수 있도록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히 무장하십시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에페6,10-12).
그렇습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그 배후에서 그를 조종하는 악의 세력들입니다.
하느님의 힘만이 악의 세력을 패퇴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한 무장을 갖추십시오.”(에페6,13ㄷ).
거푸 두 번 나오는, 오늘 제1독서의 핵심 말씀입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하느님을 믿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험한 삶의 영적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해야 합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발에는 평화의 복음의 신을 신고,
믿음의 방패를 잡고,
구원의 투구를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는 것입니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또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고 인내를 다하여
모든 신자들을 위하여 간구하고 깨어있는 것입니다.’(에페6,14-18).
바로 이게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한 모습입니다.
위의 권고는 바로 바오로 사도의 체험적 고백임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한 이들, 천하무적입니다.
그 누구, 그 무엇도
이런 이들의 영혼과 육신을 다치지 못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한 바오로 사도가
바로 모범적 하느님의 전사입니다.
복음의 예수님 또한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 무장한
훌륭한 하느님의 전사였습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에서
주님의 불퇴전(不退轉)의 용기와 투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가서 그 여우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보라, 오늘과 내일은 내가 마귀들을 쫓아내며 병을 고쳐주고,
사흘 째 되는 날에는 내 일을 마친다.
그러나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루카13,32-33).
우리가 싸우다 전사(戰死)해야 할 예루살렘은
바로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지금 여기 제자리입니다.
외롭고 고독한 영적 전쟁터에서 좌절하지 않고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 날도 하느님의 무기로 무장하여
초지일관 영적전투에 항구하다 십자가위에서 전사하신 주님이시요,
이에 응답하여 부활의 궁극적 승리를 안겨주신 하느님이십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하느님의 무기로 우리를 무장시켜
세상의 영적 전쟁터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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